코스피와 S&P500 모두 9월에 약세 현상 보여
추석 전 리스크 관리 및 美 펀드 결산 등이 원인 지목
금리 인하 가능성 크고 유동성 풍부해 다른 양상 가능성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가 어느덧 3분기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9월 증시 향방에 국내와 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9월은 국내외 증시에 좋지 못한 흐름이 나왔었던 까닭이다. 올해 역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강세장이 아직 끝나지 않아 과거와는 다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2300선에서 7월 중순 3200선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추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3100~3200선 사이를 오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9월 증시에 약세 현상이 반복될지 주목된다. 코스피는 과거 9월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반복해왔는데,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둔 시기 약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9월 초부터 추석 연휴 전 거래일까지 코스피는 2024년 -3.7%(10거래일), 2023년 -3.57%(19), 2022년 -3.55%(6), 2021년 -1.84%(13), 2020년 -0.92%(21)를 기록하며 매년 하락했다.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코스피가 9월마다 힘을 내지 못했던 배경에는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투심 때문으로 풀이된다. 긴 추석 연휴 동안 글로벌 증시에 악재가 발생하면 국내 투자자들이 즉각 대응하기 어려워, 연휴 이후 한꺼번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기존보다 길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사전에 보유 물량을 줄이며 리스크를 관리하는 경향이 더 짙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 또한 9월 시장 흐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증시 역시 전통적으로 9월에 약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실제 S&P500 지수는 2011년부터 2024년까지 9월 평균 1.6% 하락해, 같은 기간 월별 등락률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과를 냈다.

미국 증시에 이런 현상이 발생했던 것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뒤섞인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긴축 가속 구간 등 굵직한 충격이 9월을 전후해 집중됐고, 여기에 법인세 분기 납부와 뮤추얼 펀드 결산 관련 포지션 조정이 9월에 겹치면서 현금 선호가 높아지는 달력 효과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경향성이 올해에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긴 하지만 관세 리스크가 극에 달했던 지난달과 비교해 최근 상황은 오히려 시장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그중에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번 달부터 시작될 수 있는 기대가 증시를 받쳐줄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점도 약세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근거로 제시된다. 국내와 미국 증시 모두 강세장이 꺾일 만한 이슈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유동성은 풍부한 상황이다. 코스피만 놓고 보면 투자 대기자금 성격인 고객예탁금이 66조원대로 올해 초 50조원대 대비 많고 신용잔고도 22조2603억원으로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그만큼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정부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확정을 연말로 늦췄다. 이로 인한 불확실성에 차익 실현과 양도세 회피 목적의 매물이 조기 출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시장이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과거 몇 년간 9월에 하락세를 보였다고 해서 올해도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시장을 떠받칠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무엇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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