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대출잔액 1조3110억원···전년 동기 대비 17.7%↑
주담대 증가는 미미···스탁론 중심 기타담보 대출이 견인
저축은행-온투사 연계투자 본격화도 한몫···대출 증가세 이어질 전망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대출잔액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대출잔액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의 대출잔액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잔액 규모가 1조3000억원대로 올라섰다.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우회 대출 수요 유입은 제한적이었으나 기타담보 대출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잔액 증가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온투업계 전체 대출잔액은 1조3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786억원)보다 17.7% 증가한 규모다.

온투업권의 대출잔액이 1조3000억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23년 1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일각에서는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우회 대출 수요가 온투업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실제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는 미미했다. 8월 말 기준 온투업권의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6030억원으로 지난 6월 말(5922억원) 대비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도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과도한 영업 경쟁을 자제하고 있으며 규제 회피 수단이라는 식의 광고도 하지 않고 있다”며 “고액 주담대 역시 업체별로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분위기”이라고 말했다.

이어 “6·27 대책으로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차주들의 경우 우회 대출에 대한 수요가 있을 수 있지만 온투업은 구조적으로 대출의 실행에 대한 확실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며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인 만큼 대출 승인 이후에도 실제 자금이 모집될지 불확실해 규제 시행 이후에도 수요가 온투업으로 몰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투업권 전반의 대출잔액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기타담보 대출이었다. 특히 상장 주식담보대출인 스탁론의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업권 전체 대출잔액 증가세에 기여했다.

지난 8월 온투업권의 기타담보 대출 잔액은 4588억원으로 전월(4339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지난해 말(2654억원)과 비교하면 72.8% 급증한 규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탁론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대출 취급이 증가했고 그 결과 기타담보 대출 잔액 비중이 크게 성장했다. 온투업권 전체 대출에서 기타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24%에 불과했으나 올해 8월 말에는 35%로 10%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펴면서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나타내자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도 함께 늘어나면서 주식을 담보로 한 스탁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저축은행의 온투업 연계투자도 대출 증가세에 일부 힘을 보탰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월 기준 저축은행의 온투사 연계투자 누적 취급 실적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아직 서비스 시행 초기라 전체 실행 규모는 크지 않다. 그러나 서민들의 생활자금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저축은행중앙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연계투자 참여 의향을 조사한 만큼 참여 저축은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취급실적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 온투사 관계자는 “최근 스탁론 수요가 꾸준히 늘고 저축은행들의 온투사 연계투자 참여도 확대되는 흐름”이라며 “이 같은 요인이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온투업권의 대출잔액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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