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임기는 2027년 3월까지
글로벌과 디지털 전문가로 관련 사업 성과 여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장병호 대표 체제 아래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를 덜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업황 호조세를 발판으로 실적 도약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경쟁사 대비 정체된 자기자본 증가 속에서 어떤 경쟁력을 보일지도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전날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장병호 전 한화생명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장 신임 대표는 한두희 전 대표 뒤를 이어 2027년 3월까지의 임기로 한화투자증권을 이끌게 됐다.

장병호 한화투자증권 신임 대표. / 사진=한화투자증권.
장병호 한화투자증권 신임 대표. / 사진=한화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에 새로운 수장이 자리하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한화투자증권은 부동산PF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며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상황이다. 여기에 증권사 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장 대표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6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021년(반기 752억원) 사상 최대 실적에 근접했다. 특히 2분기에는 29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부동산PF 충당금 적립으로 192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장 대표 체제에서 주목되는 점은 실적 수준을 어느 정도 높일 수 있느냐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1441억원의 순이익을 낸 이후 1000억원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500억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한 것도 2020년대 들어서 한 차례에 불과하다.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하고 생명보험 계열사가 있는 교보증권의 경우 2020년, 2021년, 2024년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증권사 경쟁력과 연결되는 자본 증대도 장 대표의 과제로 분류된다. 한화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개별 기준 자본총계는 1조7849억원이다. 3년 전인 2022년 상반기 말 1조8263억원에서 되레 감소했다. 그동안 한화투자증권보다 자기자본이 작았던 교보증권은 2조원을 돌파했고, 신영증권도 1조7207억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투자증권은 글로벌 사업 확장과 디지털 혁신 등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베트남, 싱가포르에 이어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인 칩타다나증권을 인수하며 해외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선 디지털 역량을 증권 사업 전반에 접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장 대표는 글로벌과 디지털에 교집합이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장 대표는 한화차이나(베이징), 한화큐셀(상하이) 등 해외 사업장을 거쳤고 한화투자증권에서는 해외사업팀장을 역임하며 글로벌 전문성을 축적했다. 디지털과 관련해서 한화투자증권에선 인프라금융팀장, 한화생명에서 금융비전Unit 담당 임원을 거치며 디지털 혁신 역량을 쌓았다.

결국 글로벌과 디지털 혁신을 어떻게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장 대표 체제 성패를 가를 관건이라는 평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과 디지털 혁신 모두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부분인 데다 이를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경쟁 증권사들도 많이 있다”며 “이를 뚫어낼 수 있다면 더 큰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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