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 첫 GLP-1 제네릭
비만약 공급난 완화 기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노보 노디스크의 1세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의 복제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고가로 형성돼온 글로벌 GLP-1 비만치료제 시장에 제네릭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테바 파마슈티컬스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삭센다 제네릭의 FDA 승인을 획득하고 미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승인은 GLP-1 계열 약물로는 최초의 제네릭 허가다.
삭센다는 2014년 FDA 승인을 받은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다. 한때 연 매출 16억 달러(약 2조220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주 1회 투여 방식으로 편의성과 효과를 높인 위고비, 마운자로 등 차세대 약물이 등장하면서 경쟁력을 잃고 매출이 급감했다.
삭센다와 위고비는 모두 GLP-1 계열 약물이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 기전을 갖고 있다. 다만 위고비와 샥센다는 투여 주기에서 차이가 극명하다.
위고비가 일주일에 한 번만 맞도록 편의성을 높였다면 삭센다는 매일 투여해야 한다. 또 삭센다는 56주 임상에서 평균 7.5% 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위고비의 68주 15% 체중 감량 임상 결과보다 낮았다.
테바 파마슈티컬스가 허가 받은 삭센다 제네릭 제품은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과 체중이 60㎏ 이상이고 비만인 소아 환자(12~17세)에게 체중 감량 목적으로 쓸 수 있다. 테바 파마슈티컬스는 삭센다 제네릭 출시는 미국에서 GLP-1 비만치료제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가의 GLP-1 비만치료제 시장에 가격 경쟁력 있는 제네릭의 등장으로 저가 제품들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에서 위고비 물질 특허 만료일은 2031년이다.
국내에서는 한독이 지난해 인도 제약사 바이오콘과 계약을 체결하고 리라글루타이드 성분 제네릭의 국내 판매·유통 준비에 나선 상태다.
테바의 미국 제네릭 책임자 어니 리처드슨은 “이번 FDA 승인을 통해 삭센다 제네릭을 출시함으로써 미국 환자들에게 체중 감량을 위한 최초의 GLP-1 제네릭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