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트럼프 정상회담 앞두고 예상 수혜주 ‘꿈틀’
원전·조선·반도체·남북경협·알래스카LNG 분야 유력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한미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의 수혜주 찾기가 분주하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의제는 다양하지만 시장에서는 원전, 조선, 반도체, 남북경협, 알래스카 LNG 관련 종목들이 수혜주로 부각될 것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경제인 면면을 보면 2차전지나 바이오, 방산 등 다른 분야에서 깜짝 수혜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원전·조선·반도체·남북경협·알래스카 관련株 ‘들썩’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동부 현지 시각으로 이날 낮 12시부터 진행되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는 한국과 미국 사이의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원자력 부문 협력은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 의제다. 우리나라는 우라늄 농축 규제 완화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한미 원자력 협정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트럼프 정부는 2050년까지 원전을 현재의 100GW에서 400GW로 확대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경우 주기기 제작 등 실질적 공급 능력을 갖추지 못한 만큼 우리나라와 협력 가능성이 높고 국내 기업의 참여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한전KPS, 현대건설, 대우건설, 비에이치아이 등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조선 분야도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차원에서 협력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 방미 기간에 한화그룹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필리조선소(한화필리)를 방문할 예정이다. 필리조선소는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이 미국 조선업 진출을 목표로 인수한 현지 조선소다. 한화오션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한조선 등 국내 조선주 역시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역시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로 유력하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추가 투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38억7천만달러(약 5조원)를 투자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위한 반도체 후공정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관련 의제가 나올 경우 남북경협주도 테마주로 요동칠 수 있다. 아난티 등을 비롯해 좋은사람들, 신원, 일신석재 등은 그동안 국내에서 남북경협주로 자리를 매김한 상태다.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합의 여부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발표될지도 관심이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최북단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km 길이의 가스관을 건설해 남부 해안가로 보낸 뒤 배를 통해 아시아로 수출하려는 프로젝트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텍, 원일티엔아이, 화성밸브, 넥스틸, 휴스틸, SNT에너지 등이 테마주로 꼽히고 있다.

◇ 숨은 수혜주 있을까

이번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방미 사절단에는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이 포함됐다.

다양한 분야의 경제인들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동행하는 만큼 예상 의제와 관련된 종목 외에도 깜짝 수혜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국내 자동차 밸류체인 기업들의 사업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도요타가 독점하고 있는 미국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 비중이 현재 15% 수준인데 내년 20%, 2027년에는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업으로 미국 시장에서 핵심 제조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업종 역시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제재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운영 중이거나 새로 짓고 있는 미국 배터리 공장은 총 7개(합작공장 포함)에 달한다.

LS그룹 역시 북미 인프라 수요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LS전선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 1조 원 규모 HVDC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을 규제하는 '생물보안법'을 재추진하고 있기에 국내 바이오업종도 수혜가 될 수 있다.

방산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 증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어떤 합의 결과가 도출될지 여부가 관심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방위비 인상 요구와 그 수준에 따라 한국의 재정 부담이 커질 경우,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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