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웰스토리·아워홈’ 양강구도 체계
세차는 ‘유진오토라이프’ 독보적
고가 외제차 많은 단지 특성 고려, 입찰사 자본금 제한 둔 영향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수도권 주요 지역에 4세대 신축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주거 공간을 둘러싼 새로운 산업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집값 중심의 가치 논의에서 벗어나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는 컨시어지 서비스가 입주민 선택의 핵심 요소로 부상한 것이다. 그 최전선에 선 업계는 다름 아닌 단체급식과 세차 서비스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건 단체급식업계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급식업계 1위 삼성 웰스토리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서울 강남구의 6700세대 규모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에서 다이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6월 사업설명회에 참여한 풀무원 푸드앤컬쳐, 아워홈과의 경쟁에서 사업권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제안서를 통해 든든한 한식 솥밥 코너와 유명 외식 브랜드 콜라보 코너를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수 시간 동안 줄서서 먹는 맛집 메뉴와 유명 셀럽쉐프들의 미식의 향연을 아파트 단지내에서 입주민이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세계 최고 권위의 여행정보 안내서 레스토랑 블라인드 평가인 미쉐린이나 블라인드, 백년가게 등으로 지정된 업체의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이뿐만 아니다. 화제의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노하우가 담긴 음식도 아파트 내에서 먹을 수 있다. 스타 셰프들과의 콜라보가 예고돼 있다. 5월과 12월에는 입주민 파티 계획안을 발표했고 입주민의 생일에는 고급 식기에 담긴 생일한상에 기념장식까지 제안했다.
아워홈은 해당 사업장에서는 비록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으나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서울 삼성동 아크로삼성에서 최근 조중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천 송도 크리스탈자이 등까지 포함하면 아파트 식음서비스를 진행하는 곳은 총 네 곳이다.
아워홈은 최근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문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성수동 트리마제와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서 현재 다이닝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계획대로 인수가 원활히 이루어지면 4세대 아파트의 다이닝 서비스는 웰스토리와 아워홈의 양강구도 체계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단체급식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했지만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영역이 있다. 바로 출장세차 서비스다.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고 나면 세차업계가 각종 혜택을 제안하며 우후죽순 몰려든다. 다만 아파트에서는 재원 확보 차원 및 외부인의 잦은 드나듬을 이유로 다 내보내고 입찰경쟁을 붙여 한 곳만이 영업할 수 있게 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입찰 과정에서는 고가의 외제차 등에 발생할 혹시모를 사고나 불미스러운 일 예방 차원에서 자본금 최소 10억원 이상 등으로 제한을 둔다. 영세한 업체가 대다수인 영역인 만큼, 고가 아파트에서는 유진오토서비스가 사업권을 확보한 경우가 대다수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름좀 들어봤다 싶은 고가의 단지라면 유진이 모두 사업권을 갖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컨시어지 시장에서 아파트가 핵심 무대가 된 배경은 수천세대가 모여있는 만큼 안정적 수요 확보가 가능해서다. 여기에 프리미엄 전략으로 자사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으로 인한 4세대 신축아파트가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컨시어지 서비스 산업 전반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 급식단체업계 관계자는 “삶의 질이 곧 자산 가치로 연결되는 시대인 만큼 아파트를 둘러싼 산업의 지형도는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