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불확실성 해소와 FTSE 신흥국 승격 기대에 연일 최고가 경신
장기투자 수익률도 우수···금현물 ETF에 이어 늦깎이 흥행 기대↑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베트남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유일한 베트남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베트남VN30(합성) ETF도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증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다음달 FTSE지수에서 신흥국으로 한 단계 승격될 것이라는 기대가 지속되면서 급등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도 베트남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상향했다. 향후 금 ETF나 미국 시장지수 ETF처럼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 베트남 증시 고공행진 배경은?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ACE 베트남VN30(합성) ETF는 전날 대비 2.6%(705원) 급등한 2만7835원에 장을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ACE 베트남VN30(합성) ETF의 역대 최고가 경신은 5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12.37%, 3개월간 수익률은 29.95%에 달한다.
ACE 베트남VN30(합성)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016년 7월 출시한 국내 유일의 베트남 ETF다. 베트남 호치민거래소(HOSE) 상장종목 중 대형주 30종목으로 구성된 VN30 지수를 추종한다.
ACE 베트남VN30(합성) ETF의 순자산총액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말 순자산총액은 2344억원이었는데 전날 기준 2955억원까지 급증한 상태다.
베트남 증시 활황 배경에는 여러 가지 호재들이 작용하고 있다. 일단 베트남 경제가 호황이다. 베트남은 탄탄한 미국 수출을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7.5%를 기록했다. 최근 베트남 정부는 올해 GDP 목표 성장률을 8.3~8.5%로 상향한 상태다.
베트남을 둘러싼 관세 리스크도 해결됐다. 친미 국가를 표방하는 베트남은 지난 7월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과 상호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베트남에 46%의 관세율을 책정했는데 협상을 통해 최대 20%까지 낮추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다음달 영국의 글로벌 지수산출기관 FTSE러셀이 발표하는 FTSE지수 분류에서 베트남 증시가 승격될 것이라는 기대도 글로벌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FTSE는 유럽계 패시브 자금의 지침서 역할을 하는 벤치마크 지수다.
FTSE는 베트남을 ‘프런티어’ 시장으로 분류하고 있고 지난 2018년 9월 베트남을 프런티어에서 신흥국 시장으로 승격시키기 위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베트남 증시는 결제시스템 미비와 외국인 계좌 접근성 문제로 번번이 승격되지 못하고 있었다.
베트남 증시는 올해 2분기에 우리나라 KRX거래시스템을 도입해 결제주기를 단축하고 외국인 계좌 개설도 간소화했다. 팜민찐 총리도 지난 7월 런던 증권거래소의 FTSE 러셀을 방문해 베트남 증시의 신흥국 승격을 요청하기도 했다.
베트남이 FTSE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 최대 60억달러(약 8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베트남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금 ETF에 이은 새로운 대안?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베트남을 비롯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외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멕시코 등 신흥국 ETF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국내 유일의 자산운용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베트남VN30(합성) ETF를 통해 당분간 베트남 투자 열풍 수요를 사실상 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베트남 레버리지 ETF는 지난해말 상장폐지된 상태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20년 11월 베트남 레버리지 ETF인 ACE 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H)를 출시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그해 9월부터 개인투자자가 레버리지 ETF·ETN을 매수하려면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내고 온라인으로 사전 교육을 받아야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규제를 신설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고 결국 지난해 12월 상장폐지됐다.
ACE 베트남VN30(합성) ETF가 금현물 ETF처럼 ‘늦깎이’ 스타 ETF가 될지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1년 12월 국내 최초로 금현물 투자 ETF인 ‘ACE KRX금현물 ETF’를 출시한 바 있다. 당시 한국거래소가 산출·발표하는 'KRX금현물지수'를 추종하며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가 가능한 국내 유일 금 ETF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출시 이후 ACE KRX금현물 ETF의 성장세는 다소 더뎠다. 2023년말 순자산총액은 1095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해부터는 순자산총액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ACE KRX금현물 ETF의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11월 5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 2월에는 단숨에 1조원을 넘어섰다.
ACE KRX금현물 ETF의 폭발적인 성장세 배경에는 연금계좌에서 주식에 치우친 자산을 분배하기 위한 ETF로서 주목을 받은 이유도 컸다.
ACE 베트남VN30(합성) ETF 역시 최근 고공행진을 계기로 ACE KRX금현물 ETF처럼 미국 주식을 제외한 새로운 대안 투자처로 부각하고 있다는 평가다.
ACE 베트남VN30(합성) ETF는 지난 2016년 출시 이후 꾸준한 장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ACE 베트남VN30(합성) ETF의 출시 후 누적수익률은 179.33%에 달한다. 최근 1년 이내 수익률은 미국 나스닥100 ETF나 S&P500 ETF를 상회하고 있으며 최근 5년 기준 수익률도 큰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