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투업계 7월 기타담보 대출 잔액 4339억원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
기타담보 대출 비중도 1년 새 18%→34%로 확대
“증시 회복세에 스탁론 수요 확대 영향”

온투업계 기타담보 대출 잔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온투업계 기타담보 대출 잔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권의 기타담보 대출 잔액이 1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식 담보대출인 스탁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기타담보 대출 증가세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6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48개 온투업체의 대출 잔액은 총 1조27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타담보 대출 잔액은 약 43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959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잔액이 늘어나면서 전체 대출에서 기타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확대됐다. 올해 7월 기준 기타담보 대출 비중은 34%로 지난해 같은 달 해당 비중이 18%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확대된 수준이다.

기타담보 대출 잔액 증가에는 스탁론 취급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탁론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대출 취급이 증가했고 그 결과 기타담보 대출 잔액 비중이 크게 성장했다.

에잇퍼센트는 지난해 6월 금융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씽크풀과 제휴를 통해 스탁론 상품을 출시했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도 같은 달 ‘증권 투자’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나이스비즈니스플랫폼(서비스명 나이스abc)은 지난해 10월 스탁론 상품을 신규 취급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스탁론은 본인의 증권 계좌에 있는 주식이나 예수금을 담보로 주식을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서비스다. 본인자금 포함 최대 400%까지 주식투자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 투자 기회를 확대하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스탁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곳은 스탁론 전문 업체인 하이펀딩이다. 7월 기준 하이펀딩의 기타담보 대출 잔액은 2623억원으로 전년 동기(1001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6월 말에는 대출잔고 2300억원을 돌파하며 온투업계 내 대출 잔액 1위를 차지했다.

스탁론 증가세가 뚜렷해진 배경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된 증시 활성화 정책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 투자 유인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 증시가 회복 흐름을 보이자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고조됐다. 이에 따라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도 함께 늘어나면서 주식을 담보로 한 스탁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추가 투자 자금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스탁론 수요가 늘고 있다”라며 “그동안 온투업권 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부동산 관련 대출은 경기 침체와 연체율 상승 등으로 리스크가 커지면서 취급 유인이 낮아졌고 이에 따라 최근에는 스탁론 중심으로 대출 비중이 이동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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