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선별 능력 있다면 개별종목 투자
능력·시간 부족하면 펀드·랩어카운트·ETF
특정 섹터·종목 과도한 기대 지양해야

 

[시사저널e=강동희 신한은행 PWM강남센터 팀장] 올해 코스피는 2645포인트에서 출발했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 달러 약세, 자본시장 개혁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상승 흐름이 이어졌고, 7월에는 3200포인트대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단기급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여전히 상승장의 초입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JP모건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하며, 2년 내 코스피 5000포인트 도달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같은 시장 흐름 속에서 국내 주식에 투자하려면, 막연한 낙관이나 추종보다는 자신의 투자 성향과 목표에 맞춘 전략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글은 다양한 투자 방식을 비교해, 각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상품 선택을 돕고자 한다.

◇ 개별종목 투자 어렵다면 펀드나 랩어카운트···운용역의 역량 살펴야

먼저, 직접 종목을 선정해 투자하는 ‘직접 투자’방식부터 살펴보자. “코스피는 오르는데 왜 내 계좌는 마이너스일까?”.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이는 지수 상승과 무관하게 개별 종목의 수익률이 부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개별 종목 투자는 성공 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투자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기업의 재무 상태나 산업 구조, 경쟁력 등을 분석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이 필요하다. 시장의 소문이나 단기 테마에 휩쓸려 선택한 종목은 지수와 무관하게 하락할 수 있다. 결국 개별 종목 투자의 핵심은 ‘기초체력이 있는 기업’을 선별해낼 수 있는 분석 능력에 있다. 만약 자신이 충분한 기업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개별 종목 투자는 합리적 선택이다.

하지만 기업 분석 역량이 부족하거나,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어려운 투자자라면 펀드나 랩어카운트와 같은 ‘간접투자’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이후 이들을 편의상 ‘펀드’로 통칭한다. 펀드는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김으로써, 투자자는 판단 부담을 덜고 체계적인 자산 관리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보다 수수료가 높지만, 유능한 운용역이 있다면 알파 수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 

펀드에 투자할 때는 단순 과거 수익률보다 변동성 장세에서의 하방 방어 능력과 리스크 관리 전략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시장이 좋을 때 수익을 내는 것은 쉽게 가능하다. 어려운 장에서 고객의 자산을 지켜낸 경험이야 말로 운용역의 진짜 실력이다. 

또한 투자 전에는 다음의 요소들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첫째, 운용역의 경력과 철학, 둘째, 펀드의 운용 전략과 일관성, 셋째, 중도 운용역 교체 여부 등이다. 운용역이 수시로 바뀌는 펀드는 전략의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펀드는 실시간 거래가 불가능하므로, 급격한 시장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적절히 선택한다면, 분석 역량이나 시간이 부족한 투자자에겐 펀드가 오히려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ETF도 대안…운용규모·괴리율 체크해야

펀드나 랩어카운트의 수수료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보다 효율적인 대안으로 ETF를 고려해볼 수 있다. ETF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으로, 낮은 보수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연하고 기동성 있는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운용자의 판단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운용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패시브 ETF뿐만 아니라, 펀드의 전략성과 ETF의 유연성을 결합한 액티브 ETF가 속속 등장하며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다만 ETF 투자 시에도 몇 가지 핵심 요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우선 충분한 거래량과 운용 규모를 갖춘 ETF를 선택해야 한다. 거래량이 너무 적거나 자산 규모가 작은 ETF는 유동성 부족으로 매매에 제약이 생기거나, 운용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시장 가격과 순자산가치(NAV) 간의 괴리율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괴리율이 클 경우, 투자자는 본질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하거나 싸게 매도하게 되어 실제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ETF는 낮은 수수료만 보지 말고, 구조적 안정성과 유동성까지 함께 고려하여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우 공격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레버리지 ETF나 펀드와 같은 고위험·고수익 상품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품은 기초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이상 추종하도록 설계돼, 지수 상승 시 일반 상품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레버리지 상품은 매력적인 대안이다. 

다만, 높은 변동성과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으며, 수수료와 세금 측면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레버리지 투자상품은 파생상품으로 분류되어 매매 차익이 기타소득으로 간주되며,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고소득자이거나 수익 규모가 클 경우 세금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 반면 미국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의 경우, 22%의 분리과세가 적용되어 국내 상품과는 또 다른 과세 구조를 갖는다. 레버리지 상품은 단기 전략이나 특정 테마에 대한 방향성 확신이 있을 때 한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장기 보유 목적이라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증권사들이 앞다투어 '코스피 4000, 5000 시대'를 전망하며 본격적인 상승장의 서막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때, 투자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전략적인 점검과 분별 있는 선택이다.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춰 투자 방식과 자산 비중을 신중히 조정해야 할 시점이다. 

특정 섹터나 종목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 휩쓸리기보다는, 시장 구조와 기업 실적, 외국인 수급 동향 등 핵심 지표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학습이 요구된다. 지금은 단순히 오르는 시장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과 방향을 세우는 투자자에게 기회가 닿는 시기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본질을 꿰뚫고 중심을 지키는 투자자에게, 시장은 분명히 그에 상응하는 보상으로 응답할 것이다.

 

강동희 신한은행 PWN강남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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