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8조485억원···전년比 15.9% 감소
정유부문 4411억 적자, 실적 부진 원인
샤힌 프로젝트, 7월 시제품 공급 시작
"원료 80% 이상 기존 설비에서 조달"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에쓰오일이 유가와 환율 하락, 정제마진 악화 직격탄을 맞으며 올해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정유·화학 부문이 모두 수익성을 잃은 가운데 윤활기유 부문만이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정유설비 폐쇄와 계절적 수요 확대에 따른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5일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매출 8조485억원, 영업손실 34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정유 부문이 4411억원의 손실로 실적 부진을 이끌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 여파로 유가가 약세를 보였고, 지정학 리스크와 상호관세 이슈까지 겹치며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 환율 하락도 수출 단가를 떨어뜨리며 정제마진 수익성을 압박했다.
석유화학 부문도 346억원 적자를 냈다. 파라자일렌은 중국의 PTA 설비 가동으로 수요가 일부 살아났지만, 벤젠은 미국 수요 둔화와 관세 영향으로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올레핀 계열 제품도 중국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와 수요 불확실성으로 시황 회복이 제한적이었다.
윤활기유 부문은 예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하며 131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 안정과 기초 수요 회복이 뒷받침됐다.
에쓰오일은 올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절적 수요가 확대되고, 미국 캘리포니아 정유시설 폐쇄 및 일부 설비 가동 차질로 공급이 위축되며 아시아 정제마진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 업황과 함께 하반기 기대감을 키우는 건 ‘샤힌 프로젝트’다. 9조2580억원을 투입해 울산 온산공단에 조성 중인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 샤힌 프로젝트는 7월 말 기준 공정률이 77.7%에 이르렀다. 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 리액터 등 핵심 장치 설치는 대부분 완료됐고, 내년 상반기 기계적 완공, 하반기 시운전, 2027년 초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샤힌 프로젝트는 전체 원료의 80% 이상을 기존 정유설비에서 조달하는 구조로, ‘정유-화학 연계’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측은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지역 고객사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며 올해 7월부터 고객사를 대상으로 시제품을 공급하는 프리 마케팅을 시작했다”면서 “원료의 83%를 기존 정유 시설 등 내부에서 조달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