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연구팀, 2010~23년 폐암 수술 분석
고령층·여성 폐암 수술 늘어···“환경 변화 고려해야”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폐암 수술을 받는 환자들의 연령대와 성별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14년 사이 국내 폐암 수술 환자 중 고령 환자와 여성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수술법도 최소침습 수술이 일반화되면서 사망률은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25일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박성용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수진 박사, 순천향대 함명일 교수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3년 사이 실시된 폐암 수술 12만건을 분석했다. 고령, 여성환자가 증가하고 최소 침습 수술이 보편화됐다는 연구 결과를 ‘대한암학회지’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2010년 4557건이던 폐암 수술은 2023년 1만4184건으로 3.1배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폐암 발생률도 42.8건에서 61.6건으로 높아졌다. 연구팀은 전체 인구 중 고령층 비중이 커진 것이 주요 원인이 됐다고 봤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35~64세 사이에는 갑상선,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으로 발생했다. 65세 이상부터는 폐암이 1위를 차지했고 대장암, 위암, 전립선암, 간암 순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연령표준화 발생률을 보면 과거와 큰 차이가 없다”면서 “그럼에도 환자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노년 인구 집단 규모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목할 변화는 환자의 성별에서도 확인됐다. 2010년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은 32%에 그쳤던 반면 2023년에는 44.7%로 10년 만에 14.7% 증가했다. 연구팀은 “여성 폐암 환자 대다수가 비흡연자인 만큼 간접흡연,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 대기오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여성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저선량 CT 검사 도입 등으로 검진이 확산되고 평균 수명 증가로 호발하기 쉬운 여건이 조성된 영향이 있었다”며 “환자 구성이 바뀌는 만큼 치료 방향에 대한 변화도 필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조기 진단의 증가와 수술 기법의 발전으로 고령층 수술 사례도 늘어났다. 고령의 나이 탓에 수술 부담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70~79세 환자는 26.3%에서 32.3%로 확대됐다. 80세 이상 환자도 2.0%에서 6.2%로 증가했다.
수술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최근에는 절개 범위를 최소화한 ‘최소침습 수술’이 늘어나면서 환자의 회복 부담을 줄이고 수술 안전성을 높아졌다. 폐를 최대한 보존하는 쐐기절제술은 8.2%에서 18.5%로 증가했고, 분절 절제술은 4.2%에서 9.6%로 확대됐다.
연구팀은 “과거에는 개흉 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현재는 흉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 등으로 대체되는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수술의 양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뚜렷한 발전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폐암 수술은 이제 고령자와 여성 환자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인구 고령화와 환경 요인의 변화에 따라 의료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