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약 8000개 게임, 생성형 AI 개발 과정 활용
AI, 게임 비주얼·스토리 제작···실시간 생성 기능 추가
스팀 정책 변화로 생성형 AI 활용 증가

AI로 캐릭터 반응 및 행동을 생성하는 인생 시뮬레이션 '인조이'. / 이미지=크래프톤
AI로 캐릭터 반응 및 행동을 생성하는 인생 시뮬레이션 '인조이'. / 이미지=크래프톤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게임 개발이 늘어나고 있다. 소규모 인디 개발사부터 대형 스튜디오까지 개발자들이 생성형 AI를 게임 제작에 활용하면서 업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해외 토털리 휴먼 미디어(THM)의 7월 보고서에 따르면, 스팀에 등록된 약 11만4000개 게임 중 7818개(7%)가 생성형 AI를 개발 과정에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 1000개에서 1년여 만에 약 8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출시된 신규 게임의 약 20%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는 여러 게임 개발 분야에서 활용된다. 전체 AI 사용 게임 약 60%는 캐릭터, 배경, 텍스처 등 외형(비주얼) 자산 제작에 생성형 AI를 적용한다. 이 외에도 오디오 생성, 텍스트 및 줄거리 작성, 마케팅 자료 제작, 게임 코드 등 생성에 AI가 활용된다. 

커브 애니메이션 ‘라이어스 바’는 캐릭터 음성에 AI 기반 텍스트 음성 변환 기술을 적용했다. 아미스텍 게임즈 ‘마이 섬머 카’는 집 내부에 있는 그림을 AI로 생성하는 기능을 활용했다. 이 게임은 올해 1월 정식 출시 후 약 250만장 판매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넥슨 ‘더 파이널스’는 게임 내 해설자 음성과 콘텐츠 제작에 AI 도구를 사용하면서 "최종 제품은 개발팀의 창의성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마이 섬머 카'에서는 AI가 집 내부에 있는 그림을 생성한다. / 이미지=마이 섬머 카 스팀 페이지
'마이 섬머 카'에서는 AI가 집 내부에 있는 그림을 생성한다. / 이미지=마이 섬머 카 스팀 페이지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인조이’는 이용자가 직접 AI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성할 수 있다. 이용자는 명령어 입력을 기반으로 캐릭터 의상이나 인테리어 소품 등을 만들 수 있다. 또 이용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AI 캐릭터 '스마트조이'에게 명령어나 영상을 입력해 행동 패턴을 생성한다. 이 게임은 출시 첫 주에 100만장 판매를 기록했고, 추가 확장판(DLC)을 통해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는 콘텐츠를 확장할 예정이다.

스팀의 정책 변화는 생성형 AI 확산을 촉진했다. 스팀은 지난해 1월부터 AI로 개발한 게임 출시를 허용했고, 올해 초 게임 소개란 하단에 개발자들이 AI 사용 여부와 활용 방법 공개를 요구했다. 이를 통해 소규모 인디 게임부터 대형 타이틀까지 AI 사용이 확대됐다. 해당 정책을 통해 개발자들의 AI 활용을 투명하게 관리한단 방침이다. 이에 11비트 스튜디오의 ‘디 얼터스’는 AI로 텍스트를 생성하는 기능을 고지 없이 사용해 논란이 발생하면서 콘텐츠를 교체하기도 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 절차에 대한 논란도 있다. 스팀은 생성형 AI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데이터가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단 점을 우려했고, 이용자 신고를 통해 불법 복제 콘텐츠를 신고하는 등 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일부 AI 게임 이용자들은 AI로 생성된 콘텐츠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일 수 있단 우려도 제기했다. 동일한 콘텐츠가 반복되면 AI로 생성됐단 인상으로 몰입감이 떨어진단 평가다.

그럼에도 콘텐츠 품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생성형 AI 활용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단순한 이미지나 텍스트 생성을 넘어, 이용자 입력에 맞춰 실시간 스토리나 음성을 생성하는 방식으로도 활용된다. 이런 변화로 업계는 AI 활용 게임의 비중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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