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래안원베일리 전용 59㎡, 40억원대 진입
한강 이남 소형 평균 10억원 돌파···2021년 고점 회복
6·27 대출 규제 여파에 실소유 위주 시장 재편
풍선효과 유발···중저가 지역 소형 아파트 선호도 증가 전망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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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서울 강남의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전용 60㎡ 이하) 매매 가격이 올해 처음으로 40억원을 넘었다. 이와 함께 KB시세로 지난달 서울의 한강 이남 11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강서·관악·구로·금천·동작·양천·영등포구)의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0억1398만원으로 조사가 시작된 이래 월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출 규제인 6·27 대책의 여파로 국민평형인 84㎡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데다,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소형 평수 선호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59.96㎡는 지난 2월 24일 40억5000만원(29층)에 팔렸다. 소형 면적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40억원을 넘은 것은 이 거래가 처음이다.

이후에도 래미안원베일리 내 같은 면적의 매매가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다. 특히 서초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된 지난 3월 24일 직전인 같은 달 22일에는 12층 매물이 43억원을 기록하면서 소형 면적 아파트 역대 최고가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이 밖에 지난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96㎡(6층)와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98㎡(12층),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1차(영동한양) 전용 49.98㎡ 2채(3·10층)가 40억원에 매매 계약했다. 올해 상반기(1~6월) 반포동과 압구정동에서 40억원대에 팔린 소형 면적의 아파트 매매 계약은 9건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부터 강남권과 용산은 상급지 갈아타기 열풍이 불면서 매가가 크게 올랐고 올해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전용 84㎡ 실입주 진입 장벽이 상당하다"며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실거주하면서 재건축을 노리거나 신축의 경우에는 공급의 희소성 탓에 안전 자산이라고 생각하면서 매입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은 강남권을 비롯한 초상급지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 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한강 이남 11개구의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10억1398만원)는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1년 9월(10억1132만원)과 10월(10억59만원) 이후 약 4년 만에 10억원대로 재진입했다.

지난달 서울 전체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8억5350만원으로 2022년 9월(8억5577만원) 이후 약 3년 만에 8억5000만원 선을 재돌파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 주공2차아파트 전용 59.97㎡는 2021년 11억원대까지 올랐다가 부동산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2023년 8억원대 후반까지 내려갔지만, 지난달 3일과 7일에 각각 10억1000만원(12층), 10억원(4층) 등에 매매됐다.

특히 초강력 대출 규제인 6·27 대책의 여파로 6억원 이하의 소형 아파트 매물이 인기를 끌며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서울에서 6억원 미만의 소형아파트 매매 건수는 2022년 2674건, 2023년 3652건, 지난해 4336건, 올해는 현재까지 5954건으로 집계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금융 규제를 비롯한 수요 억제 정책은 풍선 효과를 유발한다"면서 "하반기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대출이 쉬운 중저가 지역 소형 아파트의 선호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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