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235조5616억원, 전년 比 13.7%↑
신한은행, 적립금 47조7267억원···은행권 내 ‘최다’
DB형·DC형·IRP 부문 전체 10년 수익률 가장 높아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235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신한은행이 적립금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장기 수익률에서의 강점이 적립금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하는 데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35조56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7조1945억원)보다 13.7% 증가한 규모다. 전체 금융권 퇴직연금 적립금이 445조6284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이 전체의 52.9%를 차지하며 업권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은행의 수익률 경쟁력이 한몫했다. 운용관리 기준 2분기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IRP 평균 수익률은 각각 7.0%, 7.25%를 기록했다. 증권업권의 해당 수익률이 각각 6.34%, 6.31%인 것과 비교하면 은행권의 수익률이 확연히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퇴직연금 보유 고객에 대한 상품 추천 및 판매를 보수적으로 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나 해외주식 ETF를 많이 담는 증권사와 달리 코스피 200 등과 같은 인덱스 상품을 주로 추천, 판매했고 최근 들어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수익률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대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의 적립금 규모가 47조7267억원으로 전년 동기(42조2031억원)보다 13.1% 증가하며 적립금 선두를 기록했다. 뒤이어 국민은행이 44조2327억원, 하나은행 42조7040억원, 우리은행 28조4227억원, NH농협은행 24조5794억원 순이었다.
신한은행의 적립금은 2023년 말 40조4016억원을 기록하며 은행권 최초로 4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이후에도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은행권 내 적립금 규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한은행이 적립금 규모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7년 이상 중장기 상품의 높은 수익률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퇴직연금은 보통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장기간 운용되기 때문에 단기보다 장기 수익률이 더욱 중요하다.
2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원리금 비보장형 기준 10년 수익률은 ▲확정급여형(DB) 3.68% ▲DC형 3.69% ▲개인형 IRP 3.53% 등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7년 이상 수익률도 DB형 4.02%, 개인형 IRP 3.71%로 각각 최고 수익률을 나타내며 중기 수익률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정기 ·수시 성과 모니터링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고객 리밸런싱 안내 등을 통해 수익률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을 통한 퇴직연금 고객 분석 및 목표 기반 투자 엔진을 적용해 고객별 목표 달성 확률을 높이는 최적 포트폴리오와 맞춤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생애주기별 자산 배분 전략) 및 리밸런싱을 제공한다.
또한 올해 1월에는 ‘나의 퇴직연금’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고 ▲그래프를 활용한 나의 수익률 변동 확인 ▲‘신호등’ 기능으로 가입 상품 위험도 점검 ▲다양한 상품 관련 뉴스 제공 등 퇴직연금 가입 상품 수익률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운영하며 체계적인 성과 모니터링과 고객 맞춤형 리밸런싱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며 “인공지능 기반의 고객 분석과 목표 기반 투자 엔진을 활용해 고객별 투자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신뢰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