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4동, 49층 대단지 정비사업 탄력···“성수5지구로 불리는 핵심 입지”
모아타운·리모델링 동시 추진···자양1·2동·광장동 정비도 속도
“틈새 입지 부각”···잠실·성수 사이 새 주거벨트로 급부상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광진구 자양동이 한강변 정비사업의 새 축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자양4동 A구역은 최근 정비구역으로 고시된 데 이어 어제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장을 찾아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자양7구역과 인근 광나루 현대 리모델링 등도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한강변 주택공급 확대의 일환으로 광진구 자양4동 정비사업에 전폭적인 행정지원을 예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14일) 자양4동 A구역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규제 철폐를 통해 실질적인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며 직접 지원 의지를 밝혔다.

자양4동 A구역은 자양동 57-90 일대(13만9130㎡)로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둬 ‘성수5지구’로도 불린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서울 지하철 7호선 자양역이 도보권에 있고 뚝섬 접근성도 우수해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보행 환경과 주차 여건이 열악하고 노후 단독·다세대주택이 혼재된 상태로 정비 필요성이 컸던 지역이다.

자양4동 A구역 재개발 위치도. / 자료=광진구
자양4동 A구역 재개발 위치도. / 자료=광진구

이곳은 지난 9일 서울시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해 정비계획이 고시되며 공식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2022년 12월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광진구가 지속적인 행정 지원을 이어오며 2년 6개월 만에 정비계획이 수립됐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기존 제1·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으로 용도지역이 상향됐다. 이에 따라 최고 49층, 2999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자양4동 A구역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조합 직접설립 제도’와 ‘보조금 지원 동의율 완화’가 동시에 적용된 첫 사례다. 이 제도들은 추진위원회 없이 곧바로 조합 설립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설립 보조금 지급 기준도 대폭 완화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보조금을 받으려면 주민 동의율 75%를 넘어야 했지만 자양4동은 동의율 57%만으로도 조건을 충족해 서울시의 행정·재정 지원을 함께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사업 준비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상반기 조합 설립이 목표다.

자양7구역도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양7구역은 광진구 자양동 680번지 일대 약 4만6000㎡ 규모로,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과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사이에 위치한 더블역세권 입지다. 201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며 2021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2023년 10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지난 4월에는 조합 총회에서 동쪽 도로변 약 1만㎡ 부지를 추가로 편입하는 안이 통과되며 정비계획 변경 절차에 들어갔다. 도로변이 포함되면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의 종상향이 가능해지고, 전체 분양 면적이 30% 가까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세대수도 기존 917가구에서 1200가구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 광진구 자양4동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지역을 찾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 광진구 자양4동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지역을 찾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자양1·2동에서도 다양한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자양1동 역세권 일대는 현재 ‘모아타운’ 방식의 소규모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해당 구역은 구의역 인근 7만6000㎡ 규모로 용적률 최대 300% 이상 비례율 130% 이상이 기대되는 만큼 초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곳은 아직 동의율 20% 수준의 초기 단계지만 대부분이 노후 저층주택으로 구성돼 정비 필요성이 크고 추후 사업 탄력이 붙을 경우 빠른 사업진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양2동은 A·B·C 3개 구역으로 나눠 모아타운 사업이 추진 중이다. 각 구역 모두 노후도가 높고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으로 재정비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크다. 특히 B구역은 지난해 8월 서울시 6차 수시공모에서 대상지로 빠르게 선정되며 행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8만6000㎡ 규모로 2400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A구역, 조합원 비율이 높은 C구역 등도 사업성이 높게 평가된다.

인근 광장동의 광나루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29층, 3개 동, 437가구 규모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이 도보 5분 내 위치해 입지적 강점을 갖췄다. 지난 4월 26일 조합 총회에서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리모델링 후 단지명은 ‘래미안 루시르 한강’으로 확정됐으며 공사비는 약 2708억 원 규모다.

업계에선 자양동 일대가 서울시의 행정·재정 지원에 힘입어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재개발(자양4동), 소규모 정비(자양1·2동 모아타운), 리모델링 사업(광장동 광나루 현대)이 동시에 추진되며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자양동이 잠실과 성수 사이 ‘틈새 입지’로 부각되면서 투자 유입도 가속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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