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자금 현물 ETF로 대거 유입
미 의회, '가상자산 3법' 통과 기대감도 상승 요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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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7~13일) 크게 상승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대거 들어왔고, 미국 의회가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통과할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1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5분 비트코인은 11만7464달러(1억6204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8.5% 급등했다. 지난 주말 10만8000달러선을 기록하던 비트코인은 10일 11만달러선을 넘기더니 11일 오후 11만878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소폭 하락하면서 현재 11만7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 상승세는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된 결과로 분석된다. 과거처럼 단기 이벤트에 따라 유입된 투기성 자금이 아닌 대형 기관의 투자금이 상승장을 이끌었단 평가다.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7거래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엔 총 27억달러(3조7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글로벌 캐피털 헌팅힐의 설립자 애덤 구렌은 “비트코인 ETF로의 강력한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기관 투자가 확대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미 의회에서 비트코인 관련 법안을 통과가 임박하자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도 상승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하원은 오는 14일 '크립토 위크'를 시작, 미국 내 산업 규제 프레임워크를 규정할 일련의 법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때 ‘가상자산 3법’으로 불리는 지니어스(GENIUS) 법안, 클레러티(CLARITY) 법안,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감시국가 방지법이 논의된다.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가상자산 기조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는 이유다.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의 유입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피넥스의 재그 쿠너 파생상품 수석은 "규제 불확실성 탓에 관망 중이던 자금이 다시 유입되며 유입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상승세는 그간 비트코인 시장에 악재로 작동하던 관세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된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에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머지 모든 국가는 15%든 20%든 관세를 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 비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번 오름세를 이끈 기관투자자의 자금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를 통해 유입된 것이란 점이 이유다. 이 거래소를 활용하는 대규모 투자자들은 보통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들의 투자로 오름세가 이뤄졌다는 건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대형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데, 향후 이들의 자금도 추가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체인 애널리스트 크립토댄은 지난 11일 크립토퀀트 기고문을 통해 "최근까지 미국 기반 코인베이스 고래 주소가 시장 상승을 주도했지만, 이번 상승은 바이낸스 고래 주소가 주도했다"며 "바이낸스 고래 주소가 신고가를 경신시켰다는 점은 앞으로도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자료=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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