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진단·치료 아우르는 ‘토탈 AI 솔루션’
알츠하이머병 치료 시장 확대, 진단 수요 공략

11일 열린 뉴로핏 IPO 기자간담회에서 김동현 공동대표이사와 빈준길 공동대표이사가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11일 열린 뉴로핏 IPO 기자간담회에서 김동현 공동대표이사와 빈준길 공동대표이사가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알츠하이머병이 치료 가능하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맞춤형 진단검사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 입니다.”

뉴로핏이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뇌 질환 진단·치료 인공지능(AI) 분야 선두기업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상장 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해 2027년 흑자전환하겠다는 목표다. 

11일 업계에 따르며 뉴로핏이 서울 여의도에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가 코스닥 상장 후 사업 계획과 이에 따른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는 “AI 기반 뇌영상 분석 기술은 영상의학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환자 진단 정밀도를 높인다”며 “알츠하이머 임상 시험이 증가할수록 영상 분석 AI가 더욱 중요해져 많은 병원들이 구매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특히 항아밀로이드 제제가 주목받으면서 치료제 처방 전 정밀한 뇌 영상 분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뉴로핏은 AI 기술 기반의 뇌 영상 분석 솔루션 및 치료 의료기기 연구개발 전문 기업으로 시장의 흐름에 맞춘 대안으로 부각돼 이목을 끌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차세대 뉴로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한 빈준길, 김동현 공동 대표가 2016년 창업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뇌신경 퇴화 MRI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인 ‘뉴로핏 아쿠아’, PET 영상 정량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 치매 치료제 처방 및 치료효과 부작용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 AD’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뇌졸중과 우울증 등 뇌질환의 증상을 개선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뇌 전기 자극용 영상 치료 계획 소프트웨어인 ‘뉴로핏 테스랩’과 비침습형 뇌 전기자극 기기 ‘뉴로핏 잉크’를 개발해 치료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중 뉴로핏 아쿠아AD는 치료제 투약 과정에 필수적인 뇌 영상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2024년 4월까지 국내 31개 병원에 도입을 완료했다. 뉴로핏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연구용 데모에서 정식 제품으로 전환되면서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레켐비처럼 영상 기반 치료 판단이 요구되는 신약이 늘수록 뉴로핏의 제품군 수요는 선순환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시장의 성장세를 발판으로 뉴로핏은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신약 개발 임상시험 영상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이미징 CRO(Imaging CRO)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일라이 릴리, 로슈와 데이터 공유 및 연구 협력을 체결함에 따라 이와 연계된 사업이 향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일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이사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뉴로핏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성장전략과 사업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11일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이사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뉴로핏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성장전략과 사업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해외 진출의 경우 아시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에서는 뉴로핏 제품들이 인공지능 의료기기로 등록되며 건강보험 수가 가산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도 대리점 계약과 병원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뉴로핏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 포함 총 35건의 인허가를 취득했으며 추가 16건의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빈 대표는 “대부분의 주요 제품들이 빠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 성능 검증 끝내고 본격적으로 치료제와 함께 공급 될 예정”이라며 “2027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00% 이상 매출 성장 달성을 목표로 독보적인 뇌 영상AI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뉴로핏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주요 솔루션 고도화,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 및 네트워크 강화, 마케팅 및 연구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상장 후 위험 요소도 있다. 먼저 수년째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일각에서는 2년만에 흑자전환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나온다. 뉴로핏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4년 영업손실은 146억원, 순손실은 151억원에 달한다.

또한 뉴로핏의 경우 상장 직후 유통할 수 있는 물량이 전체의 35.9%에 달한다. 3개월 후엔 74%까지 확대돼 단기 주가 흐름에 부담 요소로 꼽힌다. 

빈 대표는 “뉴로핏의 주 매출원은 AI 뇌질환 분석 솔루션을 국내외 병의원에 직접 판매하는 방식과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해 수익료를 얻는 총 두 가지”라며 “병의원 매출은 자체 솔루션에 대해 구독 형태로 매년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라 지속적인 매출 발생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빅파마와의 비즈니스는 임상시험 분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약후보물질이 허가될 경우 치료제와 솔루션이 동반 사업화될 수 있어 큰 매출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병의원 신규 데모 설치 건이 늘어나면서 구독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해외 매출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본격적인 내년부터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로핏은 이번 IPO에서 총 200만주를 공모한다. 1주당 공모 희망가액은 1만1400원~1만4000원, 총 공모금액은 228억원~280억원이다. 공모 청약은 오는 7월 15~16일 진행되며 상장일은 7월 25일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두 평가기관인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기술신용평가에서 각각 A등급과 BBB등급을 받아 기술성평가에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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