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시절 서울 청담동에 52억원 건물 매입
6년 만인 지난달 중순 112억원에 매도···레버리지 활용해 수익률 극대화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TV, 냉장고 등 국내 생활가전을 글로벌 시장 1위로 이끈 성공주역 S전자 K 전 대표이사가 보유 중인 서울 청담동 건물을 매각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씨는 지난달 10일 2019년 6월 52억6000만원에 사들인 건물을 112억원에 매도했다.
해당 건물은 재건축 사업이 한창인 서울 압구정동 특별건축계획6구역 인근의 3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한다. 대지면적 약 178㎡에 지하2층~지상5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용적률은 182%를 적용한 연면적 492㎡ 규모다. 매도가로 환산하면 대지 평단가는 2억450만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K 전 대표이사가 최초 시장에 내놓은 호가인 130억원 대비 20억원 가까이 낮은 가격에 손을 털었지만 단순 계산으로는 보유기간을 단기로 잡고 6년 동안 60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만큼 성공적인 투자였던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최초 매수 당시 매매금액의 60% 수준인 31억원 가량의 대출을 활용한 점이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주효했다.
실제 같은 시기 건물이 아니라, 건물 인근의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매입했다면 K 전 대표이사의 수익률은 지금보다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17년 8월 3일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이후 매입한 터라 금융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없었던 영향이다.
당시 K 전 대표이사는 성남시 판교동에 실거주 중인 1주택을 보유 중이었다.
또한 일조권이 좋지 않은 지하 2층의 임대료만도 지난해 시장에 보증금 2억원에 월 2000만원에 내놓았던 것으로 알려져 건물 전체의 임대수익도 상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빌딩중개법인 관계자는 “산업계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략적 시야를 겸비한 투자였다”고 평했다.
K 전 대표는 대표이사 재직시절 상당히 다양한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은 생활가전 부문을 담당했던 만큼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땐 직접 언론을 대응했다.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인이었던 만큼, TV나 냉장고 기술에 관해 전문 지식을 갖춘 싱크탱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와 지난 3년간 고문을 맡다가 최근에는 한 정부 부처의 R&D 전략기획단으로 임명됐다. 사실상 국가 산업계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기술책임자)다. 이 자리를 맡아 예산 5조7000억원에 달하는 정부의 산업 및 에너지 분야 R&D 전략 수립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