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3개월째, 낸드 6개월째 가격 상승세···3분기 DDR4 가격 DDR5 넘어설 수도
메모리 제조사 구형 D램 생산 축소 영향
낸드 기반 SSD 가격도 하반기 오름세 지속

삼성전자 32Gb DDR5 D램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32Gb DDR5 D램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뚜렷한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 D램, 낸드플래시 등 주요 범용 제품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다. D램은 3개월 연속 20%대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으며, 낸드 가격도 올해 들어 시작한 상승세가 한번도 꺾이지 않고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60달러로 집계됐다. 전달(2.10달러) 대비 23.8% 상승한 수치다. 앞서 지난 4월부터 22.2%, 5월 27.3%에 이어 20%대 높은 오름폭을 유지했다.

올 3분기부턴 구형 제품인 DDR4가 DDR5 가격을 역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초 현물시장에서 두 제품의 가격은 이미 동등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D램익스체인지의 모회사인 트렌드포스는 범용 D램 가격이 3분기에도 18~2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DDR4 공급의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구매자의 수요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단 분석이다. 

구형 제품의 최근 가파른 가격 상승세는 주요 메모리 업체의 생산 비중 축소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까지 DDR4, LPDDR4 등 구형 메모리 비중을 최대 한자릿수까지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SK하이닉스도 해당 제품 생산 축소 계획을 앞당기는 동시에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LPDDR5 생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DDR4 D램의 공급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3분기엔 DDR4가 DDR5보다 3% 더 비싼 가격으로 형성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범용 낸드 제품의 고정가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가는 3.12달러로, 전달(2.92달러) 대비 6.6% 올랐다. 4.8% 올랐던 지난 5월 대비해서도 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범용 낸드 가격은 앞서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뒤 올 1월 들어 반등하기 시작해 6개월 연속 오르는 추세다.

하반기에도 낸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업계에선 3분기 낸드 기반 SSD 가격이 전분기 대비 5~10%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기업용 SSD 수요는 더욱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기업용 SSD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PCIe 5.0 제품군을 앞세워 기업용 SSD 수요 급증에 대응할 계획이며, SK하이닉스는 321단 기반의 244TB 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등 고용량 쿼드레벨셀(QLC) eSSD 역량을 강화한단 방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낸드 제조사들은 생산능력 확대보다 공정 전환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감산과 공정 전환 등에 따른 공급 감소 효과와 AI 수요 증가 지속에 의한 eSSD 가격 반등이 예상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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