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ABN501 1조8000억원대 빅딜 체결
연내 ABN401, ABN202로 신규 L/O 모색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에이비온이 최근 자체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수익성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연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와 고형암 타깃 신약을 내세워 추가 기술이전을 모색해 성장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에이비온에 따르면 올해 안에 2건의 기술이전을 추진한다. 지난달 항체 신약 물질 ‘ABN501’에 대한 1조8000억원대 기술수출 계약에 이어 후속 딜을 통해 신약 개발 성과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에이비온은 동반 진단 기반의 항암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지난 2021년 9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바이오마커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인 바바메킵(Vabametkib, ABN401), 인터페론-베타 기반의 광범위 항바이러스 치료제 ‘ABN101’, 소세포암, 유방암, 난소암 등에서 많이 발현하는 클라우딘3(claudin3) 단백질을 표적하는 항체 플랫폼 ABN501, 항체-사이토카인 융합단백질 플랫폼 기술인 ‘ABN202’ 등이 있다.
에이비온에 따르면 지난달 항체 신약 물질 ABN501에 대해 약 1조8000억원 상당의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상대방은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 금액은 총 13억15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이다. 이중 선급금은 약 340억원으로 알려졌다.
ABN501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에이비온이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은 표적항체 1개당 5800만 달러(약 794억원), 총 2억9000만 달러(약 3970억 원)다. 최종 상업화 성공 시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은 1개당 2억 달러(약 2738억 원)로 총 10억 달러(약 1조3690억원)다.
업계는 ABN501 기술이전 계약과 관련해 에이비온의 첫 글로벌 성과라는 점, 전체 계약 규모가 조단위 빅딜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기술이전 실적(6건)은 대부분 진단 및 치료제 개발 기술을 파트너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파트너사가 국내 기업으로 한정됐기 때문에 계약 규모도 크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번 ABN501 기술이전은 에이비온의 법차손 리스크를 해소하는 단초가 됐다. 코스닥 상장 기업은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차손이 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에이비온은 2023년부로 법차손 관련 관리종목 유예 기간이 끝났다. 2023년 법차손 비율은 292%, 지난해는 154.2%를 기록했다.
다만 ABN501 기술이전 계약금을 수령하게 되면 법차손 비중이 50% 이하로 낮아지게 돼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에이비온의 법차손 비중은 59%다.
아울러 계약금이 유입되면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할 전망이다. 그동안 에이비온은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비용이 늘어나면서 매년 적자폭도 커졌다. 에이비온의 영업적자는 2022년 252억원, 2023년 313억원, 지난해 341억원을 기록했다.
에이비온의 주요 매출은 정부 연구 용역 사업 수주(지난해 매출 7억원)에서 소폭 발생하고 있다. 반면 연간 지출하는 연구개발비용은 200억원을 상회한다. 2023년 연구개발비는 244억원, 지난해 264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판관비에서도 연구개발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에이비온은 ABN501 기술이전 성과를 이을 차기 전략으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ABN401과 고형암 타깃의 ABN202를 활용해 추가 딜에 나설 계획이다. ABN401는 단일요법 및 병행요법으로 글로벌 2상이 진행되고 있다. ABN202는 전임상 단계에서 연구 중이다. 두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활용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ABN501 L/O 딜은 항체 신약 및 플랫폼 개발사로써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ABN401과 ABN202 모두 연내에 추가 기술이전 체결을 목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이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ABN202에 기대를 걸고 있다. ABN202는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다양한 항체에 인터페론베타 물질을 결합시킨 first-in-class(계열 내 최초 신약) 플랫폼이다. 올해 상반기 제 1차 KDDF 국가신약개발과제에 선정된 바 있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ABN202는 전략적 자산으로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이지만 새로운 차원의 약물 플랫폼이기 때문에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현재도 국내외 제약사로부터 공동개발 등의 요청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