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같은날 KT웨스트빌딩서 현판식···본격 수사 착수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의 제2노동조합인 KT새노조 등이 윤석열 정부가 김영섭 KT 대표의 선출 과정에 부당한 인사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며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KT의 금융보안 전문 자회사였던 A사의 자금이 사모펀드를 통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흘러갔단 의혹과 KT밀리의서재가 김 여사 가족과 연관됐단 의혹 등 KT 자산의 불법 매각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이재명 정부뿐만 아니라 다음 정부도 민간기업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일 KT새노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의회, KT민주동지회,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앞에서 윤 정권의 KT 불법 경영개입 및 경영공백 사태 특검 고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KT새노조 등은 김영섭 KT 대표 취임 이후에도 ‘낙하산 인사’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며, KT 경영 공백 사태의 본질인 윤 정부의 외압 사실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KT가 맏형 역할을 하길 바라지만 현재 모습은 우려스럽다. KT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 리스크에 시달려왔다. 불법 후원, 국정농단, 부동산 매각, 자산매각 낙하산 등 편법, 불법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며 그 평판은 바닥을 치면서 지금까지 왔다”며 “김 대표는 통신 전문가가 아니고 KT 수장을 맡기엔 부족함이 많은 것 아이냐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관섭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인연이 있고, 김 여사의 입김이 들어갔단 얘기도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표는 KT에 와서 전 정권, 유관부서, 법률까지 편법을 써가며 낙하산을 받았다. 또 꼼꼼하게 친정 LG CNS에서도 낙하산을 받았다. 적자회사도 아닌데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며 부동산를 팔고 있다. 내외부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KT밀리의서재는 조사를 받았는데, 김 여사 일가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소문이 있다. KT 자회사의 자금이 대북송금 문제가 있는 김성태 회장에게 흘러갔단 의혹도 있다”며 “KT는 망가지고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특검은 윤석열, 김건희 외압으로 경영공백 사태가 빚어진 것이란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기를 바란다. 민간 기업 KT가 외압으로 경쟁력을 잃어가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달라. 이것이 KT가 정상화돼 국민기업으로 돌아가는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KT그룹 내 ‘낙하산 인사’을 거론하며 윤 정부의 직권남용, 청탁수사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낙하산 인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특보를 지낸 임현규 KT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을 비롯해 윤 전 대통령의 충암고 동문인 윤정식 전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 박근혜 특검 당시 윤 전 대통령과 수사팀장으로 활동한 이용복 KT 법무실장 등을 꼽았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김건희 여사, 이관섭 전 비서실장, 일부 국민의힘 의원은 구현모 전 KT 대표를 날리기로 모의를 한다. 그러나 후임을 제대로 정하지 못해 오랜기간 김건희 여사의 눈치만 보다가 그가 낙점한 낙하산 김영섭을 보낸 것”이라며 “김 여사가 다른 대기업, 금융지주애도 부당한 인사개입을 했다. 모두 직권남용이나 하명수사 및 청탁수사가 있었다. 윤정식, 임현규, 이용복 등 대규모 낙하산 인사가 내려온 데 주범은 김건희며, 조연은 윤석열, 김영섭 등”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후 KT 새노조 등은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서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는 ‘김건희 특검’에 윤 정부의 KT에 대한 부당한 외압 의혹 관련 고발장을 제출했다. 안 소장은 “오전 11시 40분경에 온라인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발장 제출에 앞서 KT 측이 KT광화문웨스트빌딩 진입을 막아서면서, 수분간 양측이 대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