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0.5p 내린 90.2···4개월 만에 하락
“향후 상호관세 관련 협상과 추경 집행시기 변수”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있는 철강 제품들. /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있는 철강 제품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달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4개월 만에 악화됐다. 관세 유예로 제품 재고가 줄었지만 대미 수출 둔화, 중동분쟁, 건설업 부진 등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요약)’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0.2로 전월보다 0.5포인트 내려갔다. 넉 달 만에 하락 전환인 동시에 지난 2월(-0.6포인트)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그 결과 이달에도 기준선(100)을 회복하지 못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중 주요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이용해 산출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 ~ 2023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기업심리지수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라 심리가 크게 악화한 것은 아니지만, 장기 평균 수준을 밑돌고 있기 때문에 좋은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CBSI(94.4)는 자금 사정(-0.4포인트)과 업황(+0.7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5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6개월 만의 내림세로 전환해 작년 12월(-3.8포인트) 이후 최대 하락이다. 

비제조업 CBSI(87.4)는 매출(-0.6포인트)과 채산성(-0.5포인트) 등이 부진하면서 0.7포인트 하락했다.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이달 하락폭은 지난 2월(-1.9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다음 달 CBSI 전망치는 비제조업(86.7)이 0.4포인트 떨어졌다. 건설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악화됐다. 반면 제조업(93.4)는 0.3포인트 올랐다. 전기장비, 석유, 정제, 코크스, 고무, 플라스틱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다만 이 팀장은 "다음달 CBSI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나 새 정부의 정책, 내수 회복 시기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상호 관세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어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더 지켜봐야 하고 추경 집행 시기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6포인트 상승한 92.8를 기록했다. 지난 2024년 11월(93) 이후 최고치다. ESI에서 계절적 요인을 제거해 산출하는 ESI 순환변동치는 89.3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18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3294개 기업(제조업 1839개·비제조업 1445개)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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