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로 지난 5일 상장 후 749.8%↑
국내 투자자 16일 이후 1억1197만달러 순매수 ‘전체 1위’
주가 흐름에 대한 기대와 우려 교차 속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서학개미가 미국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대표주 ‘서클’(Circle Internet)에 뭉칫돈을 쏟아붓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의 서클 순매수 규모가 1500억원에 달하면서 해외 주식 중 단연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서클의 주가 전망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서클을 1억1197만달러(약 153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해외주식 중에서 순매수 1위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4323만달러(590억원)로 순매수 2위인 ‘VOLATILITY SHARES TRUST 2X ETHER ETF’보다는 세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서클은 최근 투자 시장에서 화두가 된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다.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통화나 상품 등 안정적인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킨 암호화폐를 말한다. 서클은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인 USDC의 발행사다. USDC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스테이블코인으로, 시장 점유율은 23%다.

서클은 지난 5일 미국 증시에 상장하자마자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공모가가 31달러였던 서클은 상장일에만 168.48% 폭등했다.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보이며 전날 종가 기준 263.45달러까지 올랐다. 상장 후 12거래일 만에 주가가 749.8% 상승한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높인 최근 일주일로 놓고 보면 주가 상승률은 78.5%였다.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서클이 이처럼 급격히 상승한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우호적인 정책이 깔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육성을 강조해왔다. 여기에 제도적인 뒷받침도 마련되고 있는데, 지난 17일 미국 상원은 스테이블코인을 제도 안으로 편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찬성 68표, 반대 30표로 통과시켰다. 

서클에 국내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우선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전략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 스테이블코인 관련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인사들의 발언과 정책을 통해 꾸준히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경우 최근 소셜미디어인 X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은 준비금인 미국 국채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고, 미국 국채의 새 수요는 국가 부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라며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말까지 3조7000억달러(5085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미국의 투자사 시포트리서치파트너스의 분석가인 제프 캔트월은 지난주 ‘서클은 엄청난 기회를 가진 최상위 암호화폐 파괴자’라는 보고서를 통해 “규제 환경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서클이 발행하는 USDC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당시 캔트월은 서클에 ‘매수’ 등급을 부여했고 목표가로 235달러를 제시했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클의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높게 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서클의 시가총액은 547억달러(약 74조원)로, PER(주가수익비율)은 311배에 달한다. 이는 로빈후드(시총 673억달러, PER 44.38배)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시총 783억달러, PER 57.3배)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맥스의 설립자이자 비트코인 낙관론자인 아서 헤이즈는 지난주 서클이 코인베이스에 이자 수익의 50%를 지급하면서도 시가총액이 코인베이스의 39% 수준에 달하는 점을 지적하며 과대 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서클의 시가총액은 코인베이스 시가총액의 약 70% 수준까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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