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차트기록 과정 간소화
개인화 상담챗봇 등 의료 서비스 확대

그래픽 = 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송주영 기자] 네이버가 음성 인식과 진료 기록 자동화를 결합한 플랫폼 ‘보이스 메드(Voice Med)’ 서비스를 곧 출시한다. 의료진과 환자 간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하고, 이를 기반으로 진료 기록과 상담 내용을 자동 생성하는 기능이다.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실제 진료 환경에서 서비스의 실효성과 안정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현장 실증 과정에서 의료 음성 서비스는 의료진과 환자 간 음성 대화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AI가 이를 구조화된 진료 기록으로 전환한다. 상담하는 과정을 요약하고 처방 과정도 자동으로 이뤄진다. 네이버는 삼성서울병원 혁신센터 등 의료기관과 협업하며 의료환경 내 AI 기술 적용을 실험중이다.

유한주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2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KR넷2025’ 행사에서 ‘생성형 AI헬스케어서비스’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하이퍼클로바X에는 의학 전문가, 의학백과 등 술 전문지식이 들어가 있지만 임상에 대한 답변이 아니다보니 의사 자격시험에 대한 점수는 떨어진다”며 “전문적으로 답변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동하며 진료하는 응급실 대상 모바일 앱도 개발

네이버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병원과 보건소 등 의료 공간에서의 정보 정리와 상담 지원 기능을 실증하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곧 출시할 진료 중 대화 내용을 자동으로 정리하거나, 건강검진 결과를 요약해 상담 초안을 만드는 형태 등도 해당된다.

진료기록 자동화 분야에서 의사의 음성 발화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전자의무기록(EMR) 형식으로 자동 변환하는 기능을 실증해 출시 준비중이다.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했으며 음성인식 결과를 근거 기반 발화와 함께 제공한다.

진료실 내에서의 상담은 컴퓨터를 앞에 두고 이뤄지지만 응급실의 경우 의료진이 5~6명의 환자를 본 후 한꺼번에 기록하기도 한다. 이를 핀마이크를 통해 음성정보를 기록하도록 지원하며 모바일 앱을 통해 입력을 하도록 했다.

의료기록 구조화나 개인화된 상담문 제공 등은 실제 의료 현장과 협력해 평가 중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의료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하이퍼클로바X를 의료 분야에 맞게 적용하고 의료기관과 협력해 임상 환경에 적용 가능한 기능을 검증한다.

삼성서울병원과 협력해 진행 중인 사례 중 하나는 소아 환자 대상 통증 완화 로봇 프로젝트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 로봇에 음성 인식·합성, 얼굴 인식, 대화 이력 기반 사용자 식별 기술 등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로봇이 반복 방문한 환자의 정보를 인지하고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기억 기능도 개발 중이다.

유 이사는 “소형로봇이 아이들의 통증을 관리하는데 이 로봇이 대화하는 모듈을 지원한다”며 “긴 대화의 경우 4~5초까지 지연시간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지연시간을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이 아이들을 기억을 하지 못해 기억 기능도 개발중”이라며 “1~2개월 동안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매번 처음 보는 아이처럼 대해서 이를 개선하고자 얼굴인식 기능으로 추억기능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KMI 등 건강검진 전문기관과 협력해, 건강검진 후 상담에 활용되는 개인 맞춤형 소견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기능도 개발했다. 과거 건강검진 이력과 수치를 분석해 의료 자문 의견을 초안 형태로 제공하며, 내분비내과 진료 필요 여부 등 진료 방향성 제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상담 영역에서는 질의응답 형태의 챗봇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의료지식을 기반으로 정보성 응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본적인 상담은 챗봇이 수행하고, 전문 상담은 의료진과 연결되는 이중 구조를 실험 중이다.

◇ 수백페이지 분량 의료정보서비스 요약도

생성형 AI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리뷰, 상담 기록 등 실제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 입력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필터링과 내부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모델의 응답을 사전 검증한 후 적용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병원 간 정보전달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정보 요약 기능도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는 수백 페이지 분량의 진료 기록을 일일이 살펴봐야 했지만 향후에는 AI가 이를 요약해 챗봇 형태로 제공하는 모델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등과 협력해 환자 이송 시 필요한 정보만 선별 제공하는 기능을 실증하고 있다.

유 이사는 “병원별로 진료 정보를 500장 분량의 PDF 형태로 보내기도 한다”며 “이를 자동으로 요약하거나 챗봇으로 바꿔달란 요구가 있어 이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 적용은 B2B 형태로 확산 중이다. 병원 내 구축형 시스템을 우선 도입하고, 이후에는 가상 클라우드 존(Virtual Cloud Zone) 에서의 개발, 향후 SaaS로의 확장도 고려되고 있다. 일부 병원들이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추세와 맞물려, AI 기능을 통합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다만 SaaS 형태의 AI 도입에는 개인정보 보호와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네이버는 AI의 정보 정확성과 공신력 확보를 위해, 단순한 문장 생성을 넘어서 정제된 참고자료를 기반으로 큐레이션된 응답을 제공하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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