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의 즐거움, 리스본

유유히 흐르는 테주강이 도시를 감싸안고, 언덕길을 따라 파스텔톤 건물과 바닥의 섬세한 모자이크 자갈길인 칼사다 포르투게사Calçada Portuguesa가 그림 같은 평화를 선사하는 곳. 여기, 보석처럼 빛나는 스폿들을 꿰뚫고 있을 리스본 디자인 위크의 설립자, 미셸 파이트만Michèle Fajtmann이 특별한 리스트를 공개한다.

“크리에이티브 유목민”
브뤼셀을 떠나 뉴욕, 바르샤바, 런던을 거쳐 현재 리스본에 정착한 미셸 파이트만은 마치 영원한 여행자처럼 자유로운 삶을 살아왔다. 15년간 기업 변호사로 활동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문화 콘텐츠 기고가이자 2010년 부티크 이벤트 매니지먼트 회사인 프롬 마이 시티(From My City)를 설립해 도시와 예술, 창의 산업을 잇는 견고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를 활발히 조성해왔다.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린 ‘제3회 리스본 디자인 위크’는 그녀의 열정에 힘입어 포르투갈 디자인, 전통 공예, 건축 분야의 다채로운 재능을 널리 알리는 뜻깊은 장이었다. “독립 디자인 스튜디오, 쇼룸, 갤러리, 공공기관 등 수도 전역이 무대가 되어 활기차게 방문객들을 맞이했어요.” 축제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 미셸은 벌써 다음 행보를 설계하고 있었다.

©Mireille Roobaert
©Mireille Roobaert

리스본의 매력은?
“이베리아반도의 서쪽 끝자락,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와 문화가 켜켜이 얽혀서 예술적 영감을 샘솟게 한다. 과거와 현재가 창의적으로 어우러진 풍경 속에, 특히 독창적인 랜드마크들은 그 자체로 훌륭한 쇼케이스가 되는데, 햇살 아래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박물관 마아트(MAAT, Museu de Arte, Arquitetura e Tecnologia)와 드리운 그림자마저 압도적인, 지역의 대표 에너지 기업 세드 에데피(Sede EDP) 건물이 좋은 예시다.

 

1. 콤파냐 포르투게자 두 샤Companhia Portugueza do Chá

©Lisbon Design Week
©Lisbon Design Week

1880년, 신발 가게였던 고풍스러운 건물의 흔적이 잘 보존되어 고유한 오라를 풍기는 티 룸. 20여 년 전 포르투갈로 날아온 아르헨티나 출신의 티 소믈리에 세바스티안 필게이라스(Sebastian Filgueiras)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는 역사와 정신이 깃든 공간에서 차에 대한 지식과 뜨거운 애정을 공유하며, ‘리스본 디자인 위크’를 위해 매년 출시하는 한정판 티는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문의 companhiaportuguezadocha.com

 

02. 팡 두 파스토르Pão do Pastor

©Lisbon Design Week
©Lisbon Design Week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중 하나인 라파(Lapa)에 자리한 유서 깊은 베이커리. 1906년에 문을 열었으며,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변치 않는 전통 제빵 기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최고의 빵집은 빵이나 페이스트리 둘 중 하나에만 집중하기 마련인데, 이곳은 놀랍게도 그 2가지 모두 완벽하게 해냅니다. 주인인 에두아르두(Eduardo)의 뛰어난 노하우 덕에 다른 첨가물 없이도 진한 풍미를 자랑하는데, 가염 버터를 살짝 바른 사워도는 그야말로 환상이에요!”

문의 paodopastor.com

 

03. 코르푸피오Corrupio

©Mariana Sanches

타임아웃 마켓(Time Out Market)의 생동감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카이스 두 소드레(Cais do Sodré) 지구에 자리한 정통 포르투갈 레스토랑. “리스본을 찾는 이들에게 늘 추천하는 곳입니다.” 독특한 타일 마감의 조리대와 알렉상드르 파르투(Alexandre Farto), 다시아노 다 코스타(Daciano da Costa), 라파엘 보르달로 피네이루(Raphael Bordalo Pinheiro) 같은 예술가들이 직접 타일 위에 남긴 드로잉과 각종 낙서는 유쾌함을 배가한다.

문의 corrupio.pt

 

04. 아르파드 세네스 – 비에이라 다 실바 재단
Fundação Arpad Szenes – Vieira da Silva

©Lisbon Design Week
©Lisbon Design Week

아름다운 자딤 다스 아모레이라스 광장에 위치한 이곳은 포르투갈이 자랑하는 추상화가 마리아 엘레나 비에이라 다 실바(Maria Helena Vieira da Silva)와 그녀의 헝가리인 남편이자 화가인 아르파드 세네스(Arpad Szenes)의 유산을 기리는 공간이다. “저는 무엇보다 신임 디렉터 누노 파리아(Nuno Faria)의 기획을 좋아합니다. 그는 현대 예술가들을 초대해 창의적인 대화를 독려하죠.”

문의 fasvs.pt

 

05. 줄리아나 펜테아도Jüliana Penteado

©Jüliana Penteado
©Jüliana Penteado

브라질 출신의 페이스트리 셰프 줄리아나 펜테아도는 매주 새롭게 레시피를 바꾸며 다양한 페이스트리를 선보인다. “최근 그녀는 포르투갈 페이스트리의 진정한 맛을 탐구하기 위해 30일간의 개인적인 여행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모든 여정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집 안에서 제 손이 닿는 곳에는 줄리아나의 쿠키 상자가 있어요. 바삭함 속 짭짤함과 달콤함이 황홀한 조화를 이룹니다.”

문의 @juliana__penteado


CREDIT INFO

freelance editor    유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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