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커피, 8월31일까지 커피 다이닝 진행
고객 경험 극대화···제로 웨이스트 콘셉트

이디야커피랩 커피 다이닝 장소. / 사진=한다원 기자
이디야커피랩 커피 다이닝 장소. / 사진=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저가 커피 브랜드 이디야커피가 음료 트렌드인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를 주제로 커피 다이닝을 선보였다. 이디야커피는 고객이 단순 커피가 아닌 파인다이닝 수준의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를 몸소 느껴 고객 충성도를 끌어올리겠단 전략이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본사인 서울 강남 논현동 이디야커피랩에서 ‘2025 커피 다이닝: 제로(Zero)’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8월31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에 열린다.

커피 업계 트렌드는 빠르게 변한다. 과거 스탠딩바 형식의 에스프레소바, 달고나 커피, 소금 커피 등 유행을 지나 최근 국내 커피 시장은 저가와 고급 커피 브랜드로 양극화됐다. 특히 올해는 디카페인과 말차가 커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13일 오후 이디야커피랩에 참여했다. 커피 다이닝은 최대 6명이 파인다이닝 콘셉트로 진행된다. 이번 커피 다이닝은 위승찬 바리스타가 맡았다.

위승찬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위승찬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위승찬 바리스타는 이디야커피의 커피연구소 이디야커피랩에 소속으로, WCIGS(World Coffee In Good Spirits Champiomship) 대회에서 우승했다. WCIGS는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기술을 바탕으로 커피와 위스키를 혼합한 전통적인 아이리시 커피부터 커피와 공식 주류이 조화를 통해 새로운 레시피의 음료를 선보이는 세계적인 바리스타 경영 대회다.

위 바리스타는 “이번 커피 다이닝은 고객분들이 요청하셨던 제로 슈가, 디카페인, 논알콜 등 음료 트렌드를 담았다”면서 “계절감, 트렌드를 반영해 2주만에 코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다이닝 커피 코스는 웰컴 드링크인 오미자차를 시작으로 바리스타가 구현한 세 가지 음료와 각 코스에 어울리는 디저트 페어링이 제공됐다.

이디야커피랩 커피 다이닝 코스. / 사진=한다원 기자
이디야커피랩 커피 다이닝 코스. / 사진=한다원 기자
위승찬 바리스타가 제조 중인 커피. / 사진=한다원 기자
위승찬 바리스타가 제조 중인 커피. / 사진=한다원 기자

첫 번째 코스는 ‘제로 데미지(Zero Damage)’다. 위승찬 바리스타는 약 98%의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를 이용해 제로 데미지를 선보였다. 일반 머신과 달리 미온수, 압력을 적게해 커피 원두를 추출했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고, 가스가 액체에 담겨 디카페인 커피가 쓴맛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위 바리스타가 추출한 디카페인 커피가 씁쓸함이 덜한 이유다.

제로 데미지는 칵테일 올드패션드와 흡사했다. 올드패션드는 끝맛이 위스키라면 제로 데미지는 커피 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위 바리스타는 올드패션드를 커피로 구현하기 위해 백설탕과 코코넛워터, 정제수, 바닐라빈, 오렌지껍질 등을 더해 만든 아로마워터와 카카오닙스, 위스키 버번의 바닐라 향을 담은 시럽을 조합했다. 또 밀가루와 소금으로 구워 트러플 오레가노 허브, 파마산 치즈를 더한 ‘오레가노 그리시니’와 함께 곁들였다.

두 번째는 ‘스파이시 아이스티(Spicy Iced Tea)’다. 생강과 정향, 꿀, 홍차 등을 블렌딩해 만들어 칵테일 페니실린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위스키 아일라의 스모크한 향들이 정로환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위 바리스타는 고객들이 직관적으로 음료를 알 수 있도록 명명했다.

커피 다이닝 세 가지 코스 음료. / 사진=한다원 기자
커피 다이닝 세 가지 코스 음료. / 사진=한다원 기자
위승찬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위승찬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위승찬 바리스타는 위스키 아일라의 맛을 내기 위해 소나무를 훈연해 만든 정산소종 홍차를 사용했다. 치과 향을 떠올리게 하는 정향을 더해 특유의 스모키하면서 약품 느낌을 냈다. 또 일반 카페에선 레몬의 과육만 사용하고 껍질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위 바리스타는 제로 웨이스트 콘셉트에 맞춰 레몬 껍질과 구연산, 정제수를 섞고 갈아 주스를 만들었다. 여기에 새싹 삼과 레몬 진저 밀푀유를 더해 코스를 완성시켰다.

마지막 코스는 ‘커피 화채(Coffee Punch)’다. 투명하게 만든 수박 주스에 애플망고 껍질을 활용한 시럽과 디카페인 커피를 혼합한 음료다. 곁들일 디저트로는 모스카토 후르츠 젤리였다. 커피 화채는 커피 다이닝 참여자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음료였다.

커피 다이닝은 단순 이디야커피를 즐기는 것을 넘어 커피에 대한 궁금증, 바리스타의 조리 과정 등 오감을 즐기기에 충분했다. 커피 다이닝에 참여한 고객들은 “감동이다”, “지금까지 마셔본 커피 중에 최고” 등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 커피 브랜드들은 단순 메뉴 경쟁을 넘어 브랜드 체험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음료뿐 아니라 브랜드가 지닌 정체성을 매장 공간, 서비스, 콘텐츠 등으로 풀어내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리저브 바 도산’을 오픈해 매장 최초 칵테일 바 형태의 음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바리스타가 리저브 전용 고급 원두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음료를 제조하고 수제 디저트 등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이번 시즌 커피 다이닝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재료로 새로운 커피의 매력을 전하고자 했다”면서 “제로라는 주제 아래,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조합을 통해 고객들에게 색다른 커피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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