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건 데이터로 맞춤 일정 추천

야놀자가 생성형AI로 만든 다양한 컨셉의 여행 이미지 / 자료 = 야놀자
야놀자가 생성형AI로 만든 다양한 컨셉의 여행 이미지 / 자료 = 야놀자

[시사저널e=송주영 기자] 여행 플랫폼에서 AI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여행 플랫폼 역할이 예약, 결제, 정보 제공 등 일부 단계에 한정됐으나 최근에는 AI와 데이터 기술 도입이 여행 계획, 상품 추천, 구매, 서비스, 운영 등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대됐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여행 계획 단계부터 서비스 운영 단계까지 AI를 적용했다.

장정식 야놀자 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야놀자는 AI 전문기업은 아니다”라며 “끊임없는 도전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데이터와 AI 등 혁신 기술을 적극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모두가 바라는 여행을 실현하는 트래블 테크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야놀자는 여행 계획 단계에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 맞춤형 일정을 추천한다. 자회사인 인터파크에 선호할 만한 여행 일정과 동선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1000만건 이상 숙박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에게 적합한 정보를 추천한다. 일정은 최단 기간 1일부터 최장 기간 5일까지 계획해 추천한다.

여행 추천 서비스 클릭 비중은 트리플 앱 기준으로 30%에 달한다. 트리플은 인터파크트리플에서 운영하는 여행앱이다.

트리플은 사용자의 일정, 위치, 취향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항공, 숙소, 투어, 맛집, 관광지 정보를 자동 추천하는 서비스를 탑재했다. 추천 사유를 함께 제공해 사용자는 별도의 검색 없이 개인화된 여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정보 신뢰성 문제도 AI로 개선했다. 여행업계는 챗GP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동화된 챗봇을 우후죽순 출시했다. 그러나 몇 년 되지 않아 챗봇 서비스를 중단하는 여행사도 다수 나타났다. 정보의 신뢰성도 챗봇 서비스의 낮은 만족도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행 후기나 별점의 신뢰도가 낮거나, 잘못된 정보로 인한 피해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 CTO는 “정보 오류 때문에 실제 존재하지도 않은 회사를 추천하기도 했다”며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심도 있게 했고 거대 언어 모델(LLM)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우리 데이터를 이용해 유용한 정보를 주자고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플랫폼이 자체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정보의 진위와 신뢰성을 검증한다. 비정형 형태의 여행 정보를 인공지능이 읽어내 실제 사용자가 읽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내용 들을 걸러낸다.

여기에 적용한 기술이 멀티모달이다. 멀티모달은 인공지능(AI)이 텍스트,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 서로 다른 형태(모달리티)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고 통합해 분석하는 기술이다. 그 결과 예약률이 16% 증가했다는 수치가 나왔다.

AI는 홍보 단계에도 적용됐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여러 컨셉의 이미지를 만든다.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기존에 장소 섭외나 인력 투입이 필요했던 작업을 대체한다. AI 모델 도입으로 한국어 처리와 세부 묘사, 자연스러운 이미지 생성 등의 품질이 개선됐다. 이로 인해 콘텐츠 제작 비용과 시간이 줄었고, 운영의 유연성도 높아졌다. 콘텐츠 제작 방식의 변화다.

리테일러와 홀세일러도 AI를 활용해 공급, 가격,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AI가 여행 상품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해 효율적으로 상품을 배분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들도 AI 챗봇, 맞춤 추천, 자동 예약 시스템 등을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했다.

여행 확장도 AI를 통해 이루어진다. 카카오내비 등 정보 플랫폼과 연동해 교통, 주변 명소, 계절별 인기 장소 등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카카오내비의 ‘요즘뜨는’ 서비스는 주행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기 여행지와 현지인 추천 명소를 실시간으로 안내한다. 이를 통해 여행자는 특정 도시나 장소에서 다양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이처럼 AI는 여행 밸류체인의 각 단계를 자동화하고 연결하고 있다. 플랫폼은 예약과 결제뿐 아니라 여행의 모든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정보 탐색, 조건 협의, 구매 결정 등 개별적으로 처리하던 단계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사용자 경험이 간소화되고 효율성이 높아졌다.

소비자는 맞춤형 여행 일정을 쉽게 만들고, 플랫폼은 운영 효율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공급자 역시 실시간 데이터와 AI 분석을 활용해 상품 공급과 가격 정책을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다.

장 CTO는 “최초 시작은 상용화된 모델을 적용했는데 새로 모델을 개발해 비용을 절감하고 기능을 개선했다”며 “최근 상용 모델의 한국어 처리 성능이 많이 좋아져서 비용 관점에서 모델을 소형화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센터는 AI가 문의 우선순위를 자동으로 분류해 상담 응대 시간을 50% 단축했다. AI 기반 호텔 운영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장 CTO는 “여행산업의 모든 생태계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각각의 영역을 에이전트로 구현해 자동화할 예정”이라며 “호텔운영, 체크인, 체크아웃, 룸서비스, 호텔 가격, 홍보까지 자동화할 영역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영역을 에이전트로 구현해 플랫폼으로 만들어가려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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