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유심 기반 영업도 재개 전망
내달 단통법 폐지·갤럭시Z 출시 맞물려 3사 보조금 경쟁 예상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 사장이 지난달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진행된 고객 보호 추가 조치 방안 설명회에서 사과하고 있다. / 사진 =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 사장이 지난달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진행된 고객 보호 추가 조치 방안 설명회에서 사과하고 있다. / 사진 = SK텔레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해킹 사고 이후 번호이동 신규가입이 중단된 SK텔레콤이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이심(eSIM·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을 통한 신규가입 모집을 재개했다. 지난달 5일 번호이동 신규영업을 전면 중단한 지 42일 만이다. 이번주 후반부터 유심을 통한 신규영업도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SK텔레콤의 시장 복귀로 이동통신3사 간 보조금 경쟁이 과열될 전망이다. 특히 내달 중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와 삼성전자의 신규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가 출시되면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가입자 쟁탈전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이심을 통한 번호이동 신규가입 모집을 재개했다. 이에 앞서 회사는 전날 유통점에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신규 영업이 중단됐던 전국 2600개 T월드 매장에서 이날 오전부터 신규 영업이 시작됐다. 이심은 사용자 식별을 위해 단말기에 꽂는 물리칩인 ‘유심(USIM)’과 달리 단말기에 내장된 메모리 형태의 카드에 내려받는 소프트웨어 형태의 식별장치다. 기존 유심과 병행해 하나의 스마트폰에 2개 이상 휴대전화 식별번호(IMEI)를 갖는 ‘듀얼심’ 이용이 가능하다.

앞서 일부 판매점을 대상으로 이심을 통한 기기변경 판매장려금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한 바 있지만, 전국 대리점을 통한 이심 영업 재개는 지난달 5일 시행된 대리점 영업 중단 이후 42일 만이다.

SK텔레콤 유심 교체 현황 / 사진 = SK텔레콤
SK텔레콤 유심 교체 현황 / 사진 = SK텔레콤

그간 SK텔레콤은 유심 교체 현황과 재고 수준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매일 보고하면서 영업 재개 시점을 논의해왔다. 과기정통부가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의 유심 교체가 완료된 때'로 영업 재개 시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왔단 점을 고려하면, 유심 영업 재개는 이르면 이번주 후반으로 예상된다.

실제 SK텔레콤에 따르면 전날 기준 누적 807만명이 유심을 교체하면서 남은 예약자는 182만명을 줄었다. SK텔레콤은 오는 20일이면 신청자에 대한 유심 교체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600여 개 T월드 매장에서 이심을 이용한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며 “유심 미교체 고객들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20일부터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들이 직접 매장 방문일을 지정할 수 있는 예약 방식 등을 통해 유심 교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전체 유통망에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유심 교체가 무엇보다 최우선이라는 자세로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시장 복귀 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 간 보조금 경쟁은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해킹 사태 여파로 막대한 가입자 손실을 본 SK텔레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4~5월 간 SK텔레콤에서 KT·LG유플러스·알뜰폰(MVNO)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총 67만7491명이다. 반면 다른 통신사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15만7631명으로, 51만9860명이 SK텔레콤에서 순감했다. 이같은 번호이동 추이는 6월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의 시장 복귀와 맞물려 다음달 22일 단통법 폐지도 통신3사 간 보조금 경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통신사가 신규 가입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보조금의 상한선이 사라지게 돼 전면적인 가격 경쟁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다음달 갤럭시Z7 시리즈가 출시되면 보조금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 전부터 통신3사 간 가입자 유치를 위한 경쟁이 펼쳐진 상황”이라며 “다음달 단통법 폐지로 더 이상 눈치 볼 필요가 없게 되고, 신규 단말기도 출시하면 마케팅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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