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롤러코스터와 같은 주가 흐름 보여
IRA 수정안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이 변동성 키워
눈높이 낮춰야 한다는 의견과 실적 기대 크다는 주장 갈려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한화솔루션 주가가 한 달 새 30% 넘게 급락한 뒤 다시 20% 이상 급등하는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 관련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축소를 둘러싼 이슈가 주가 변동성을 높인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선 IRA 불확실성이 여전해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미국의 태양광 업황 회복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최근 큰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달 19일 장중 4만750원을 기록했던 한화솔루션은 같은 달 26일 2만8150원까지 30.9% 급락했다. 이후 조금씩 상승 흐름을 보이다가 전날 하루에만 22.99% 급등했다. 이로 인해 3만8250원까지 오르면서 단번에 급락 전과 유사한 주가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태양광 관련주로 분류되는 한화솔루션은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을 보이면서 시장 조명을 집중적으로 받았던 종목이다. 1분기 실적 시즌 당시 한화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10억원의 영업손실이었다. 그런데 뚜껑을 까보니 적자가 아닌 흑자였고, 영업이익은 300억원을 넘었다. 이 같은 호실적 영향에 주가는 한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한화솔루션이 1분기 깜짝 호실적을 낸 것은 주택용 태양광 사업의 호조 덕이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을 중심으로 주택용 태양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지난 1분기 주택용 태양광 사업 매출만 5936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292억원이었고 영업이익률은 21.7%였다. 지난해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부문 전체 매출이 7785억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실적이다.
주택용 태양광 사업 호조는 TPO(서드 파티 오너십) 확대 영향이 컸다. 태양광 산업에서 TPO는 사업자가 주택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소비자에게 대여해주고 리스 수익을 인식하는 방식을 말한다. 수요자는 초기 태양광 설치 비용없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태양광 제조에서 금융까지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성장 기대가 발생했고 투심을 이끌었다.
그러나 청정에너지의 세액공제를 축소하는 IRA 수정안이 지난달 22일 미국 하원에 통과되면서 한화솔루션의 장밋빛 미래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이 발생했다. iM증권은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IRA 개정안에서 신설된 TPO 세제 혜택 제외는 한화솔루션의 신사업 모멘텀을 소멸시켰다’고 평가했다. IRA 수정안 통과 이후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30%가량 급락했던 것이다.
최근 주가 급등은 미국 태양광 기업이 보조금 유지를 위해 미 의회에 로비 중이라는 보도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IRA 수정안은 오는 7월 상원의 심의를 거치게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다시금 기대감이 형성됐다. 이와 함께 이재명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정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계속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한화솔루션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향후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우선 IRA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 특히 7월 상원에서의 IRA 수정안 논의 과정에서 추가적인 투심 악화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들은 이미 관련 이슈를 반영해 한화솔루션의 목표주가를 낮춘 상태다. 하나증권의 경우 5만원에서 4만원으로, 삼성증권은 4만8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목표가를 내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화솔루션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증권사도 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미국 법안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나머지 부분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주택용 태양광 시장도 보급률이 10% 미만으로 여전히 잠재력이 높다”며 “미국 정부의 AD(반덤핑관세)와 CVD(상계관세)로 미국 태양광 모듈 가격 상승은 시작됐고 모듈 공급 부족 현상도 나타날 전망으로 한화솔루션의 실적 개선 가능성은 크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화솔루션은 전날 급등과는 달리 하락 마감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61% 하락한 3만7250원에 시작했다. 이후 하락폭을 키우며 장중 5.62% 하락한 3만61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소폭 줄이며 전날 대비 5.1% 내린 3만6300원에 장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