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공명하는 술, IWA
돔 페리뇽의 전설 리샤르 조프루아가 만든 사케 브랜드 IWA는 전통과 실험, 동양과 서양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그 여정의 한 장면을,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미오’에서 IWA의 CEO 찰리 앙투안 피카르와 함께 펼쳐보았다.
찰리 앙투안 피카르
IWA의 CEO로서 창립자 리샤르 조프루아의 비전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IWA, 그리고 더 나아가 사케라는 술이 세계인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것.
IWA
28년간 돔 페리뇽의 전설적인 와인메이커로 활약한 리샤르 조프루아가 2019년 설립했다. 일본 도야마를 기반으로 샴페인의 블렌딩 기술과 사케의 전통적 양조법을 결합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단 한 번의 양조가 아닌, 반복되는 실험과 정교한 아상블라주(Assemblage) 과정을 통해 사케를 완성하는 IWA는 지금까지 없던 방식으로 ‘최초의 진정한 인터내셔널 사케’를 제안한다.
리샤르 조프루아는 돔페리뇽에서 28년간 전설적인 셀러 마스터로 활약했고, 당신은 모엣샹동과 돔페리뇽에서 18년간 브랜드 매니저 및 디렉터로 일해오셨습니다. 그 모든 경험치가 IWA를 함께 이끌어가는 데 어떤 시너지를 주고 있나요?
리샤르 조프루아는 돔페리뇽에서 28년간 셀러 마스터로 활동하며, 샴페인을 단순한 술이 아닌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인물입니다. 그는 블렌딩의 미학을 통해 정밀하면서도 균형 잡힌 풍미를 구현해왔고, 이 감각은 IWA가 지닌 부드럽고 층이 깊은 음용감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저는 모엣샹동과 돔페리뇽에서 18년간 브랜드 매니저 및 디렉터로 일하며,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럭셔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술을 ‘제품’이 아닌 ‘브랜드’로 접근하는 법을 배웠고, 문화적 다름 속에서도 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체득했습니다. 결국 리샤르는 사케를 예술적으로 완성하는 감각을, 저는 그것을 세계 무대 위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전달할지를 고민해 온 거죠.
리샤르 조프루아가 사케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그는 1991년 일본을 처음 방문할 당시 일본만의 장인정신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이후 샴페인과 닮은 예술성과 전통을 사케에서도 발견했고, 겸허히 그 흐름에 참여하고자 한 거죠. 일본은 외부의 섬세한 영향력을 포용해 자국의 공예를 더욱 풍요롭게 만든 역사가 있는 나라입니다. 리샤르는 유사한 방식으로 사케에 기여하고 싶어했고, 바로 이 ‘존중과 조용한 혁신’이 IWA의 정신적 기초가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건축가 켄고 쿠마, 양조가 류이치로 마스다와 같은 좋은 파트너들과도 협업하게 되었으며, 양조장 또한 일본 도야마에 거점을 두게 되었죠.여전히 리샤르는 프랑스에 거주하면서도 일본을 자주 오가고 있습니다.
블렌딩은 원래 와인이나 샴페인 양조에서 흔한 방식이지만, 사케에서는 드문 접근이기도 합니다. IWA는 다양한 재료를 블렌딩하는 방식을 택하면서도 ‘진짜 사케’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IWA는 어디까지나 사케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자부심이기도 하죠. 와인이나 다른 범주의 술을 따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사케의 잠재력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탐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블렌딩은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표현 방식일 뿐입니다. 중요한 건 결과죠. 부드럽고 층이 있는 음용감, 매운맛부터 단맛까지 다양한 음식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온도나 장소에 따라 다채로운 느낌을 전달하는 술. 이처럼 유연하고 깊이 있는 맛이 IWA가 믿는 ‘사케의 본질’입니다.
IWA에게 지속가능성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IWA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완전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설정할 수 있던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죠. 포장재로 갈대를 사용하고, 쌀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등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유기농 벼를 일부 직접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아쌍블라주 5는 어떤 술인가요?
아쌍블라주 Assemblage 5는 ‘자신감’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IWA가 출범한 지 5년, 리샤르와 양조팀은 이제 사케라는 매체를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고, 그만큼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술은 특정 향이나 구조보다 복합성과 여유, 깊이를 통해 그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특별한 무언가를 강조하려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고유한 인상을 남기는 술. 지금까지의 IWA 중 가장 완성형에 가까운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은 IWA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사케는 쌀로 만든 술이고, 쌀은 아시아인들에게 친숙한 재료입니다. 특히 한국은 섬세한 미각과 음식 문화에 대한 애정이 깊은 나라죠. 감각적으로도 IWA의 사케는 한국 음식과 훌륭한 조화를 이룹니다. 따뜻하게 데운 사케 한 잔을 김치와 함께 마셔보면 그 이유를 바로 체감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전통과 실험이라는 IWA의 정신은 한국인의 감성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고 느끼기에 이번 한국 출시에 더욱 기대가 큽니다.
IWA가 지향하는 장기적 비전은 무엇인가요?
창립자 리샤르 조프루아는 샴페인 돔페리뇽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사케가 가진 잠재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사케가 아직 제대로 발현되지 않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술이라 믿습니다. 깊은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언어와 문화, 식경험을 넘어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술. 이를테면 태국에서 전통 음식인 마싸만 커리와 IWA의 사케가 훌륭하게 어우러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또는 숙성된 IWA의 사케를 데워 스테이크와 마신 분이 최고급 레드와인을 마신 듯했다는 표현을 건네주었을 때. 그처럼 확장되고 진화하는 사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IWA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죠. 진심으로 세계가 받아들이는 술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IWA의 목표입니다.
오퍼레이션 이사 고스기 슈헤이가 전하는 IWA를 즐기는 2가지 키워드
[온도] “IWA는 온도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술입니다. 특히 아쌍블라주 5는 산미와 드라이함의 균형이 돋보이며, 10℃에서 그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와인 글라스를 사용해 특유의 상쾌하고 깨끗한 풍미를 즐겨보세요. 또 하나의 추천 온도는 45℃. 일본 전통 잔 오쵸코에 담아 마시면, 온천에 몸을 담근 듯 릴렉스할 수 있죠.”
[페어링] “IWA의 사케는 일식뿐 아니라 지방감 있고 매운 한식과도 훌륭한 궁합을 자랑합니다. 삼겹살, 차돌박이, 곱창, 주꾸미처럼 일반적으로 사케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음식들과도 의외의 환상적인 밸런스를 이루죠. 사케는 음식과 함께 곁들여 마시는 정교하고 풍부한 술이기에, 복합적인 요리일수록 깊은 맛이 더욱 빛납니다.”
editor 권새봄
photographer 김시진
장소 협조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미오 @sofitel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