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카드사 조달비용 부담 감소 전망
수익성 개선은 난항 예상···다음달부터 DSR 규제 2금융권 확대
규제 강도 따라 취약차주 대출 여력 위축···카드론 수익 감소 불가피
실적 악화와 자금 조달 및 영업 전략에 부정적 영향···당분간 비용 줄이기 주력 전망

카드론. / 사진=연합뉴스
카드론.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수익성 개선까지 이어지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은행권에 집중됐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오는 7월부터 2금융권으로 확대되면서 규제 강도에 따라 취약차주의 대출 여력이 위축될 것으로 관측되는 탓이다. 이에 카드론 사업에 주력해 오던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감소와 함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업계는 좌불안석이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달 2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0.25%포인트 내린 2.50%로 결정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통상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은 완화된다. 예금 등 자체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를 발행하는 등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기준금리 변동은 시장금리에 반영되는데 카드사들은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여전채를 발행하기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높으면 카드사들은 조달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동안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카드사들은 높은 조달비용을 부담해왔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서 시장금리도 하향세를 보였고 올해 들어서는 2%대까지 낮아진 상태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여전채 금리는 현재보다 더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에도 카드사들의 반응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조치로 인해 업황은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의 금리상승 위험 등에 따라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낮추는 제도다. 스트레스 금리가 부과되면 실제 대출 금리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원리금 규모가 늘어나는 효과로 인해 대출한도가 준다.

다음달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에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포함한 기타대출도 처음으로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특히 금융당국은 카드론·현금서비스의 경우 신규 취급 시 대출액과 상관없이 곧바로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잔액이 1억원을 초과할 경우 1.5%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도록 결정했고 카드론·현금서비스는 금액과 상관없이 신규 취급 시 곧바로 1.5%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3단계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면 중·저신용자가 받을 수 있는 카드론·현금서비스의 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카드론 사업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던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자금 조달과 영업 전략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8개 주요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총 5조9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론 수익은 2020년 4조1025억원 수준이었는데 4년 만에 1조원가량 늘어나 지난해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섰다. 

카드론 규제가 강화되면서 카드사들은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수익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대출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수수료 수익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 찾기가 절실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시행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 DSR로 금융권의 대출한도가 전반적으로 축소될 예정"이라며 "업권의 대출한도가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카드론 증가세 역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 수수료도 낮아진 마당에 카드론까지 취급을 조절하라는 분위기인 만큼 하반기에도 카드업계는 비용 줄이기를 통해 수익을 쥐어짜내야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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