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관세 철회' 판결했지만 미 정부 '항소'
트럼프 "철강 관세율 25%에서 50%로 올리겠다"
고점 판단한 투자자들, 차익 노린 매도 늘어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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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5월 26일~6월 1일) 하락 전환했다.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데다가 차익 실현 매물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비트코인은 10만4431달러(약 1억4451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3.34% 하락했다. 지난주말 10만770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11만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탔지만 우하향해 31일엔 10만3221달러까지 내려갔다. 이후 시세가 소폭 올라 현재 10만4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주 초 비트코인이 상승했던 이유는 미국이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3일 EU와의 협상에서 진전이 없다며 내달 1일부터 EU에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틀 만에 "좋은 합의에 도달하려면 7월 9일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하지만 상승세가 길어지진 않았다.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각) 미 국제무역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초 주요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행위라며 철회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미국 법무부는 국제무역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판결의 효력 중지도 요청했다. 항소법원은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최종 판결 전까지 미국이 관세를 그대로 징수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대해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올리겠다 밝힌 점도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 웨스트 미플린의 US 스틸 공장 집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이를 통해 미국 철강 산업의 안정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과의 관세 협상이 지체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우리와의 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 착한 사람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강경모드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중국이 위반한 합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중국이 말해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대미 수출 제한을 풀지 않고 있는 것을 미국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 비트코인이 고점을 찍었다 판단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시장에 내놓은 물량이 늘어난 점도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2일 사상 최초로 11만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에 당분간 조정 국면이 진행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소속 시니어 매크로 전략가는 29일(현지시각) "비트코인이 미국 국채 수익률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 기대가 이미 고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며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내부 분석 모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낙관론이 반영된 상태일 수 있다. 향후 차익 실현 또는 조정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자료=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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