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전날 하이브가 보유한 에스엠 지분 전량 매수키로
중국 기업의 국내 엔터테인먼트 투자, 한한령 해제 기대로 연결
수혜주에 관심 높아져···“기대와 실적 시차 있어 유의해야” 지적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에서 중국 관련 이슈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하이브로부터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사들인 것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의 현실화 가능성으로 연결된 것이다.

이미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미용, 숙박, 관광 등 중국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는 한편 실질적인 실적 개선 여부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하이브는 보유 중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지분 전량인 221만2237주(지분율 9.66%)를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텐센트)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총 2433억4607만원이다. 이에 따라 텐센트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에스엠의 2대 주주가 된다.

텐센트가 에스엠 지분을 사들이면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 투자가 한동안 없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한한령이 해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에 한한령으로 대응했고 최근까지 이 같은 기조가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토대로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우선 텐센트가 지분 투자에 나선 에스엠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다. 한한령이 있기 전만 하더라도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중국의 매출 비중은 매우 높았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경우 2016년 중국 매출이 별도 기준 약 600억원으로 전체의 27%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미 주가는 한한령 해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에스엠은 중국의 문화사절단 방한 이슈가 있었던 지난 2월 하순 이후 전 거래일까지 48% 상승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같은 기간 58% 급등했다. JYP Ent.는 주가가 6.6% 하락했지만 지난달 이후 기준으로는 25%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며 이들 종목의 목표주가를 높인 상태다.

콘텐츠와 게임 관련주도 한한령 수혜주로 꼽힌다. 콘텐츠와 관련해선 한한령 해제가 중국 내 한국 콘텐츠 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적 증대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 콘텐트리중앙, CJ ENM 등을 관련주로 보고 있다. 게임 업종의 경우 중국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부분에서 한한령 해제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중국 관광객의 방한 수혜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한령 이전 국내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800만명 이상이었지만 사드 이슈 뒤인 2017년 420만명으로 급감했다. 2023년 3월 중국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서 지난해 463만명으로 중국 관광객이 늘었으나, 사드 이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했다. 

중국 관광객 수가 늘 경우 관련 소비 테마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통적으로는 면세점이나 백화점, 화장품, 카지노 등 관련주가 수혜주로 분류된다. 여기에 미용·의료 관련주들도 중국 방한 관광객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히는데, 한국 관광 데이터랩이 집계한 지난해 전체 의료관광 소비금액은 1조3000원으로 1년 새 121%가 급증했다. 이 밖에 중국 관광객의 숙박과 관련된 호텔도 시장 조명을 받을 수 있는 업종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각에선 한한령 해제와 실적의 시차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보고서를 통해 “매년 반복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올해 가시적인 결과가 있더라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실적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매수는 단기적인 변동성에 노출되기 쉬웠고, 기대감만으로는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확보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주최하는 연합 자선 콘서트인 드림콘서트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 사진=연합뉴스.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주최하는 연합 자선 콘서트인 드림콘서트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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