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산 영업익 비중 92.2%
올해 1분기 방산 61.1% 조선·해양 49.0%
한화오션 인수 후 수주일감, 실적에 반영 시작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 사진=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 사진=한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는 모습이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한화오션 조선·해양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서다.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방산 부문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6526억원, 조선·해양은 345억원이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방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2.2%, 조선·해양은 1.9% 수준이다.

한 분야에 극단적으로 치우친 영업이익은 회사에 위험요소다. 수익원이 변동되거나 침체될 경우 기업의 재정적 안정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에서 방위산업 수요가 커지며 ‘K방산 르네상스’ 시대가 찾아왔지만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다른 사업 영역을 육성하지 않는다면 방산 부문의 악재가 회사 전체의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 사진=한화

사업 다각화를 위해 한화가 선택한 카드는 인수합병(M&A)이다. 2023년 대우조선해양(現 한화오션)을 인수해 조선·해양 분야까지 영역을 넓혔다. 인수 초기에는 외부비용 및 인건비 증가, 일감부족 등으로 큰 영업이익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조선 분야는 산업 특성상 현재 수주한 물량이 2~3년 후 실적으로 인식된다. 선박을 건조·인도할 때 계약 대금의 대부분을 받는 ‘헤비테일’ 구조여서다. 한화오션으로 출범할 당시 계약한 일감이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조선·해양 부문의 이익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의 모회사다. 한화오션의 실적증가로 조선·해양 부문의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방산에 치우쳤던 이익 의존도 역시 낮아지는 중이다 한화오션을 통한 사업다각화 시도가 성공한 셈이다.

올해 1분기 방산 부문의 영업이익은 3442억원, 조선·해양은 2745억원으로, 방산 비중은 61.4%, 조선·해양은 49.0%를 기록했다. 100%가 넘는 이유는 항공·우주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해서다.

방산과 조선·해양의 실적 쌍끌이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방산은 물론 한화오션이 건조할 선박 물량이 곳간에 쌓여서다.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약 31조원이다. 지난해 매출이 10조776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3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방산 부문의 호실적에 더해 자회사인 한화오션의 수익증가로 사업다각화가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며 “올해도 꾸준한 기술개발 및 역량강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규 물량을 따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