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NH·한화투자증권, 코스피 밴드 상단 3000 이상 제시
새로운 정부 정책 기대감, 관세 리스크 완화 등을 근거로 꼽아
기업 실적 우려 깊어 3000선은 무리라는 관측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는 코스피가 최대 30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롭게 출범할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와 관세 리스크 완화 등이 지수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환율 하락으로 인해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어 3000선 돌파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코스피 밴드 상단을 3000선 이상으로 제시하는 증권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3000은 2021년 12월 말 이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증시가 장기적인 박스권을 벗어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상징적인 숫자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이날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2550~3050으로 제시했다.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인 3050은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낸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전 거래일 종가가 2592.09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17%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2550인 밴드 하단도 다른 증권사보다 높다. 

‘코스피 3000’ 가능성을 언급한 증권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NH투자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코스피가 올해 하반기 최대 3000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코스피 밴드 하단은 2450으로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앞선 19일 하반기 전망을 통해 최고의 시나리오가 나올 경우 코스피가 3000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코스피 3000선 도달 가능성의 근거로는 우선 새로운 정부의 정책 기대가 꼽힌다. 내달 대선 이후 탄생할 새로운 정부가 초기 성과를 위해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들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증시를 겨냥한 정책이 나올 여지도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부호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외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역성장 반전을 위한 정책 기대가 지속되고 있고 정책 모멘텀이 강화될 시 코스피는 글로벌 대비 ‘아웃퍼폼’(성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로 자본시장 효율화와 기업 신뢰 제고 이슈화 시 수출 및 구조 성장 둔화 우려에도 코스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이 올해 상반기보다는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에 우호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를 흔든 미국 관세의 경우 하반기에도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7월 8일 전에 관세 협상이 타결될 경우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투심 회복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기대와는 반대로 코스피가 힘을 쓰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상장사의 실적 우려가 지수 상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와는 달리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점쳐지는데 이는 수출주 위주인 국내 상장사에는 비우호적이다. 미국 정부가 관세 협상 대상으로 신흥국의 화폐 가치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전해지면서 이미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1480원선에서 1360원선으로 내려온 상태다.

‘트럼프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상호관세 90일 유예 전에 협상이 완료되지 않거나 협상 내용이 부정적일 경우 증시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며 “아직 트럼프 대통령 재임 초기로 어떤 이슈들이 나올지 모른다는 점도 지수 상승의 제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스피 예상 밴드의 상단이 2900선 아래인 사례도 다수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발간한 하반기 증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예상 코스피 밴드를 2500~2850으로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2400~2850, 2380~2880으로 코스피 예상 밴드를 설정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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