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투자 시스템 개발 완료됐지만 서비스 시행 시점 ‘불투명’
저축은행 예대율 규제 정상화 및 DSR 강화 등 금융환경 변수 多
연체율 악화에 건전성 관리 부담↑···연계투자 접근 ‘신중’

온투업계 개인 신용대출 잔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온투업계 개인 신용대출 잔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저축은행 업권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연계투자 서비스 개시 시점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미 관련 시스템 개발이 마무리됐음에도 연계투자 활성화 시점이 미뤄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저축은행 29개사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5개사는 연계투자 관련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3월 말 관련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하고 4월 중 연계투자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도 연계투자 시행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의 온투업 연계투자는 온투업체가 모집·심사한 개인 차주의 신용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저축은행이 지원하는 금융서비스로서 지난해 7월 2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바 있다.

연계투자 시스템 개발은 이미 완료됐지만 서비스 시행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는 상품 개발 과정에서 기준금리 인하 흐름, 오는 6월 말 정상화되는 저축은행 예대율 규제,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다양한 금융환경 변수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당국의 규제 변화가 상품 설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저축은행들이 섣불리 연계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온투법상 여신금융기관은 개별 투자상품에 대해 40% 이내에서만 투자가 가능하도록 제한돼 있어 하나의 대출을 온전히 실행하려면 최소 3곳 이상의 저축은행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이처럼 다수의 저축은행이 연계돼야만 상품이 성립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제 서비스 개시를 위해서는 기관 간 사전 협의와 투자 의사 조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저축은행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이 점 역시 연계투자 활성화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계투자 시스템은 이미 구축을 마쳤지만 금리 흐름이나 예대율 규제 정상화, DSR 단계적 강화 등 여러 제도적 변수가 얽혀 있어 당장 서비스를 개시하기에는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며 “여러 저축은행이 함께 참여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상 사전 조율에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은 시장 상황과 제도 변화를 좀 더 지켜보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축은행 업권의 연체율이 악화 흐름을 지속하면서 건전성 관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점도 연계투자 시점이 미뤄지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52%로 전년 말(6.55%) 대비 1.9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5년 말(9.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온투업 연계투자 시행이 지연되는 가운데 온투업권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금융위에 등록된 48개 온투업체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459억1669만원으로 전년 동기(876억6318만원) 대비 47.6% 감소했다.

전체 대출잔액은 1년 새 1조958억원에서 1조1479억원으로 4.8% 늘었으나 개인 신용대출 취급은 줄어들면서 개인 신용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서 4%로 반토막 났다.

연계투자 개시 시점이 계속해서 늦춰지면서 온투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온투업은 투자자의 자금을 기반으로 대출이 이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금 유입 없이는 신규 대출 실행이 어렵다. 그러나 연계투자가 지연되면서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개인 신용대출 활성화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연계투자 서비스 시행이 미뤄지면서 신규 자금 유입이 원활하지 않아 대출 취급에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며 “특히 개인 신용대출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의 경우 연계투자 활성화가 늦어질수록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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