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동탄, GTX와 분양가 경쟁력으로 ‘30대 유입’ 급증
서울은 60% 늘었지만 진입 장벽 여전···강북은 ‘매력 부족’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아파트값 부담에 지친 30대들이 ‘내 집 마련’ 대안을 찾아 인천과 화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교통·개발 호재를 갖춘 지역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부상하며 실거주 전략이 서울 외곽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17일 신한투자증권이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부동산 소유권 취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30~39세 내국인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개인 명의로 취득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연립 등) 거래 건수는 1만4715건이다. 전년 동월(1만5178건) 대비 약 3.1% 감소한 숫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천이 1587건에서 3080건으로 94.10%, 서울은 2807건에서 4493건으로 60% 증가했다. 반면 경기는 1만784건에서 7142건으로 33.80% 감소했다.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인천 서구였다. 30대가 취득한 건수가 915건으로 인천 전체에서 가장 많았다. 미추홀구는 174건에서 854건으로 무려 391%나 늘어났다. 검단신도시 2단계 분양, 루원시티 개발, 인천도시철도 1호선 검단 연장선 등 교통·개발 호재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는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일부 핵심 지역은 오히려 거래가 활발했다. 화성시는 수도권 전체 시군구 중 30대 매입 건수가 가장 많았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수서~동탄 구간 개통 효과로 1061건을 기록했다. 안양시 동안구(703건)로 전년 동월보다 6배 가량 늘었다. 서울 접근성 높은 소형 아파트 수요가 많았다. 용인시 처인구(534건)는 플랫폼시티 개발 기대감과 SK하이닉스 배후 수요의 영향권에 있다.
서울은 여전히 높은 수요를 보였으나 진입 장벽은 뚜렷하다. 지난달 30대의 서울 내 집합건물 취득 건수는 4493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다.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동대문구(586건)로 이문·답십리 일대 신규 입주 물량과 GTX-C노선 개통 기대감, 동북권 개발사업이 영향을 미쳤다. 송파구(341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잠실·문정 일대 중대형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재개됐다. 영등포구(255건)는 여의도 업무지구 직주근접성과 재건축 기대감이 맞물렸다.
시장에선 30대가 서울에서 집을 사기 어려워지자 교통이 편리하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외곽 지역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수석은 “서울 핵심지는 가격 부담이 너무 크고, 강북권은 학군이나 인프라 측면에서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GTX 등 교통망 확충 기대가 있는 외곽 지역이 실거주와 자산 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30대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KB시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는 10억원을 넘어섰고, 경기도는 4억8000만원, 인천은 3억5800만원 수준이다.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별 가격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진 셈이다. 이로 인해 서울 밖으로 눈을 돌린 30대의 내 집 마련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30대는 결혼·출산 등 인생 주요 이벤트를 앞둔 세대이기 때문에 실거주 가능성과 자산 가치 모두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은 이미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진 상황이라 교통이 좋고 개발이 예정된 수도권 외곽 지역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