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중단 선언하며 전면 쇄신 예고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을 것”
원산지 표기·위생 논란으로 신뢰 흔들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연이은 논란 끝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세 번째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모든 방송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 백종원으로 돌아가겠단 입장이다.
6일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 사과문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직접 고개를 숙이며 대중 앞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백 대표는 “2025년을 더본코리아의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겠다”며 “그동안 제기된 수많은 문제의 책임은 모두 제게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경영 전반에 대한 전면 쇄신 방침도 밝혔다. 그는 “품질, 식품 안전, 축제 현장 위생 등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 중이며 하나하나 개선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의 절박한 상황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단 한 분의 점주도 두고 가지 않겠단 각오로 현장을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본코리아는 앞서 가맹점 상생을 위한 50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사과에서는 브랜드별 추가 지원 방안도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백 대표는 “본사의 수익을 점주들과 나누겠다는 마음으로 다음 주 중 대규모 지원 플랜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인으로서의 활동도 중단한다. 백 대표는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한 모든 방송활동을 멈추겠다”고 했다. 최근 제기된 ‘방송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마음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다면 제 불찰이다”며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만큼 더 겸손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은 올 초부터 계속돼 왔다. 자사 제품의 품질 논란과 원산지 표기 오류, 축제 현장 비위생 논란 등이 잇따랐다. 최근에는 경찰이 허위 원산지 광고 혐의로 백 대표를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강남경찰서는 ‘덮죽’ 제품 광고에 사용된 원산지 정보가 사실과 다르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빽다방’ 일부 제품 역시 원산지 홍보 문구와 실제 성분 불일치 의혹이 제기됐다.
방송계에서 잡음도 나왔다. 과거 함께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PD가 “백 대표 뜻에 맞지 않으면 출연자도 하차시켰다”고 주장하며 방송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더본코리아는 해당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명확한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 이후 빠르게 프랜차이즈 확장을 시도했다. 하지만 연이어 터진 위생·표기 논란과 의혹으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백 대표는 문제 해결을 넘어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회사의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무대에서도 다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가맹점주, 주주, 고객만 바라보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