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증시 모두 노동절 휴일 맞아 휴장
미국과 영국 등 영미권 국가는 노동절 날짜 달라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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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5월 1일 근로자의 날은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하고 안정된 삶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한 날로 노동절이라는 명칭이 통용된다. 영어로는 메이데이(May Day) 또는 워커스데이(Workers' Day)고 영미권에서는 레이버데이 (Labor Day)라고도 한다.

5월 1일 국내 증시는  근로자의 날을 맞아 휴장한다. 주식시장,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펀드(ETN)·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 수익증권시장, 신주인수권증서 증권시장, 채권시장(Repo 포함) 모두 쉰다.

한국거래소 스타트업 마켓(KSM·KRX Startup Market), 파생상품시장(EUREX 연계 글로벌시장 포함), 일반상품시장(석유·금·배출권)도 휴장이다. 장외파생상품(원화IRS, 달러IRS) 청산업무 및 거래정보저장소(TF)도 휴무다.

중국·홍콩·대만·독일·프랑스·베트남 등 주요국 증시도 모두 노동절을 맞아 쉰다. 중국 증시는 2일도 휴장이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영미권 국가 증시는 5월 1일 휴장하지 않는다. 일본 역시 휴장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영미권 국가와 일본은 5월 1일이 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절은 1886년 5월 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8만 명의 노동자들과 가족, 아나키스트들이 연대해 미시건 애비뉴에서 총파업 궐기대회를 열었던 ‘헤이마켓’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당시 미국 등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매일 12시간에 달하는 노동이 흔했다. 미국 전역에서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한 노동자들의 집회가 열렸고 마르크스 주의자, 사회주의자, 노동운동가들이 적극 참여했다.

하지만 시카고에서 경찰이 발포하고 집회자들이 폭탄을 던지는 등 폭동 사태가 발생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른바 헤이마켓 사건이다.

헤이마켓 사건을 계기로 1889년 7월 전 세계 노동운동가들이 결집해 5월 1일을 국제적 기념일로 결정했고 이것이 노동절의 기원이다. 1890년 5월 1일 첫 노동절 기념 대회가 개최됐고 이후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5월 1일을 노동절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 보수층은 노동절 배경에 사회주의 사상이 있다며 비토했고 사회 갈등이 극에 달했다. 그러다 1894년 철도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을 일으켰고 이에 놀란 당시 미국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노동자들을 달래고 보수층 반발도 피하기 위한 타협안으로 9월 첫째 월요일을 연방 공휴일인 노동절로 정해 근로자들이 하루 쉴 수 있게 했다. 이것이 미국 레이버데이(Labor Day)의 시작이다.

이런 이념적 갈등을 연유로 중국, 러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노동절이 5월 1일인 반면 영미권은 5월 1일 대신 다른 날에 쉰다.

캐나다는 미국과 같고 호주는 각주별로 3월이나 10월 중 하루를 쉰다. 뉴질랜드는 10월 넷째 주 월요일이다.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유럽과 미국의 사이에 있는 영국은 5월 1일은 아니지만 이에 가까운 5월 첫째 주 월요일에 쉰다.

일본은 5월 1일 증시가 개장한다. 일본은 5월 1일이 휴일이 아니다. 대신 11월 23일을 근로감사의 날로 지정하고 하루 쉰다.

일본은 4월 29일 쇼와의 날, 5월 3일 헌법기념일, 5월 4일 녹색의 날, 5월 5일 어린이날 등 휴일이 몰려 있다. 이른바 골든위크다.

일본법상 징검다리 연휴면 가운데 평일이 ‘국민의 휴일’이라는 이름의 쉬는 날로 강제 지정된다. 5월 1일 노동절을 휴일로 정하면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 공휴일이 지정되고 대체휴일까지 포함 8일의 연휴가 법적으로 만들어진다. 이에 기업들의 반발을 의식한 일본 정부가 노동절을 휴일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념에 따라 우여곡절을 겪었다. 해방 직후인 1948년부터 노동절은 5월 1일로 제정됐다. 하지만 1958년부터 대한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로 변경됐다. 1957년 이승만 대통령이 공산주의 세력들이 적화통일을 위해 5월 1일 노동절을 선전하고 있다며 날짜 변경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1963년 4월 17일에는 노동절이라는 법적 명칭도 근로자의 날로 변경됐다.

하지만 1987년 6월 항쟁 이후 노동자 단체들은 3월 10일을 더 이상 근로자의 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운동을 펼쳤다. 결국 1993년 ‘문민정부’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1994년 3월 9일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고 5월 1일로 날짜가 변경됐다. 국내 증시도 1995년부터 5월 1일에 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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