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에 금리인하 기대 겹치며 주가 상승 랠리
미래에셋증권 등 52주 신고가···자사주 소각 기대도↑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증권주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ATS) 출범과 공매도 재개로 인한 거래대금 확대로 브로커리지 수입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이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자사주 소각을 공약으로 내걸은 점도 증권주 투심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한 증권사들은 은행과 달리 오너가 있는 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경영권 방어 및 승계 등의 목적으로 자사주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증권株는 랠리 중···미래에셋證은 최고가 경신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날 대비 4.51%(470원) 급등한 1만89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2018년 1월 이후 최고가다.
이날 장중에는 1만94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역시 지난 2021년 1월 15일 장중 1만1100원 이후 최고가다.
우선주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2우B는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47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3년 내 종가 기준 최고가다.
다른 증권주들도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상상인증권과 부국증권우를 제외하면 우선주 포함 모든 증권주가 상승했다.
증권주 상승세는 올해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반등하면서 증권사마다 거래대금이 늘어나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지난달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월 4일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한 달간 거래대금 점유율은 4%에 불과했으나 이달 들어 거래가능 종목 수가 800개로 증가한 이후에는 점유율 한도인 20%까지 높아졌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체거래소의 거래 중 개인투자자 비중은 95%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전체 증시 거래대금 중 개인투자자 비중은 최근 70%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리인하 추세도 증권주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요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낮춘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추가로 0.25%P씩 금리를 인하하면서 현재 기준금리는 2.75%까지 낮아졌다. 이번 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되었는데 다음달에는 인하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증권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평가이익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증가한다. 자금 조달 금리도 낮아지면서 IB 업황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리인하 국면에서 증권업종의 이익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IB 수수료 수익, 운용 손익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이재명 자사주 소각 공약도 ‘부스터’?
정치권에서 자사주 소각 법제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증권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1일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자사주 소각 제도화를 발표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법개정 재추진과 함께 상장사 자사주 원칙적 소각, 자회사 분할 상장 시 일반주주에게 신주 우선 배정 등을 공약했다. 이어 같은 날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면담에서도 원칙적으로 상장사가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도록 법을 바꾸겠다고도 밝혔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의 높은 자사주 비중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세력에 양도하면 의결권이 부활해 경영권 방어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가진 회사들의 경우 대부분 대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회삿돈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
또한 상속 및 승계 시 내는 세금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주가를 억누르기 위해 고의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특히 증권사들은 은행과 달리 대부분 오너가 있기에 상속 및 증여를 위해 자사주 비중이 높은 편이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고배당을 하는데 자사주 비중을 높일수록 전체 배당금 가운데 최대주주가 수령하는 배당금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증권주는 우선주도 자사주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많다.
신영증권의 경우 자사주 비중이 51.23%로 유통되는 주식 수보다 많다. 이어 부국증권(42.73%), 미래에셋증권우(30%), 대신증권(25.17%), 미래에셋증권(24.9%), 유화증권(19.31%), 대신증권우(18.65%)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