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C-BGA 매출 전년 比 두자릿수 이상 성장
유리기판 2분기 시생산 가동···빅테크 대상 프로모션

삼성전기의 FC-BGA 생산라인이 구축된 부산사업장 전경 /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의 FC-BGA 생산라인이 구축된 부산사업장 전경 / 사진=삼성전기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매출 확대를 본격화한다. 올 2분기부터 AI 가속기용 기판에서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앞서 복수의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자(CSP)와 AI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 협업을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올해 FC-BGA 매출 전년 대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겠단 목표다.

조창형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 팀장은 29일 회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생성형 AI 보급 확대에 따라 주요 CSP 업체들이 자체 칩셋을 확대하고 있어서 AI 가속기용 기판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이라며, “우리는 주요 거래선과 협업해 AI 가속기용 기판 공급을 준비해왔으며 2분기부터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할 예정으로, 향후 AI 가속기용 기판의 점진적인 매출 확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관련 기판의 본격 공급과 더불어 차세대 서버용 신제품 적기 공급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작년 가동을 개시한 베트남 신거점 양산 안정화를 통해 올해도 전년 대비 두자릿수 이상의 FC-BGA 매출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키지솔루션사업부는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유리기판에서도 2분기부터 시생산 라인을 본격 가동한다. 반도체 공정에서 유리기판은 실리콘보다 제조원가가 저렴하면서도 평탄성과 강도를 갖춰 대면적 패키징 구현이 용이하단 장점이 있다. 또, 전기저항이 낮아 저전력 반도체 제조에도 유리하다.

삼성전기는 유리 인터포저와 코어 기판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AI 서버 거래선향으로 시생산을 추진 중이다.

조 팀장은 “유리기판 소재 협력사 및 관계사와 긴밀하게 협의해왔으며, 우리는 FC-BGA 기판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유리기판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2분기부터 유리기판 시생산 라인 가동을 시작해 글로벌 빅테크 업체향으로 보다 적극적인 유리기판 시제품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사 로드맵과 연계해 유리기판 사업을 차질 없이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선 스마트폰 등 IT용 부품을 넘어 산업·전장용 시장으로 매출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는 추세다. 최근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자율주행 기술 채용이 급증한 중국 전기차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서, 이를 통해 올해도 시장 성장을 상회하는 매출 증가를 달성하겠단 목표다.

박규택 삼성전기 컴포넌트사업부 상무는 “중국 전기차업체 중심으로 ADAS 채용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ADAS의 보급 확대는 차량용 프로세서의 연산 속도가 향상되고 전력 소모가 증가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MLCC 사용량이 증가하고 특히 소형·고용량 MLCC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장용 MLCC 시장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는 IT에서 확보한 소형·고용량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전장용 고용량 라인업 구축했으며 공급능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전장용 MLCC 생산거점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티어1 거래선향 신규 프로젝트 진입을 지속 확대하고, ADAS용 반도체 판촉을 강화해 올해도 시장 성장을 상회하는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삼성전기는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여파에 따른 대응 전략도 함께 언급했다. 2분기엔 스마트폰 IT용 부품사업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고, AI 서버와 전장부품 사업도 견조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세 확대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간접적 영향이 불가피하단 설명이다.

이태곤 삼성전기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우리는 MLCC, 카메라 모듈 일부가 미국으로 직수출되고 있지만, 실제 수출 구도를 고려하면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관세 부담 증가로 인한 물가 상승, 소비심리 둔화 및 이로 인한 부품 수요 감소, 경쟁 심화 등 간접적인 부분도 계속 모니터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수출품 물류 조정 등 여러 대응책을 확보해 직접적 영향을 피하는 한편, AI, 전장 등 고부가 제품의 매출을 확대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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