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입업무수익 비중 79.7%···매년 감소세 지속
매입업무 의존도 3년 새 9%p 가까이 줄여
자체카드·빅데이터 등 사업 다각화 노력 주효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BC카드의 매입업무 수익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80% 아래로 내려갔다. 그간 매입업무 중심의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온 전략이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BC카드는 3조334억원의 매입업무수익을 거뒀다. 이는 전체 영업수익(3조8058억원) 중 79.7%에 해당하는 비중으로 전년 말(80.4%)보다 0.7%포인트 축소됐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해당 비중이 88.1%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새 매입업무수익 비중을 9%포인트 가까이 줄였다.
BC카드의 주력 사업은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다.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이란 가맹점 네트워크의 개발·운영부터 매출전표 매입, 가맹점과 회원사 간 정산·결제 등을 대신 도맡아 하는 업무다. BC카드는 350여만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매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회원사 이탈이 이어지면서 매입 업무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됐다. 지난 2022년 전북은행과 SC제일은행이 결제망을 이탈했고 이듬해인 2023년에는 국내 최대 지역화폐 운용사인 코나아이도 BC카드 결제망을 떠났다. 또한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BC카드를 이용한 우리카드마저 독자 노선을 택하면서 BC카드와 결별했다. 우리카드는 BC카드 결제 대행 업무 수익의 40%가량을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BC카드는 매입업무에 대한 높은 수익 의존도를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움직임이 자체 카드 발급 사업 확대다.
BC카드는 2021년부터 자체카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케이뱅크 SIMPLE카드’를 필두로 신세계 백화점 제휴카드, KT슈퍼카드 등을 출시했다. 이외 리테일테크기업 마켓컬리와 전용 PLCC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적립 카드인 ‘BC바로 에어플러스카드’ 시리즈를 출시하기도 했다.
빅데이터 분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BC카드는 국내 금융사로는 유일하게 데이터 사업 관련 핵심 인허가 5종을 모두 획득했다. 지난 2021년 국내 금융사 최초로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라이센스를 획득한 데 이어 ▲마이데이터 사업자(2022년 1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2022년 7월) ▲데이터 전문기관(2023년 7월) ▲기업정보조회업(2024년 5월) 등을 취득하며 데이터 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2023년부터는 사업 영역을 인공지능(AI) 분야로도 확장하기 시작했다. BC카드는 2023년 금융권 최초로 GPT-4 기반 AI투자비서 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개발한 한국 최적화 거대언어모델(LLM)인 ‘K-금융 특화 AI’를 무상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AI 기반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브릭스와 협업도 발표했다. BC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방대한 소비 데이터를 데이터브릭스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활용해 ▲데이터와 AI가 결합된 플랫폼 구축 ▲신규 비즈니스 구현 및 기술 개발 협력 ▲AI 관련 외부 사업자 발굴 및 확대 등 업무 범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BC카드 관계자는 “매입업무에 대한 수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카드 발급과 핀테크사 협업, 빅데이터 및 AI 사업 등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존 프로세싱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중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사업 다각화에 주력해 중장기 수익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