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6개월 평균 수익률 0.31%···시장 넘어서
순자산총액은 ETF 시장 전체와 비슷한 성장세
최근 거래량 감소···대선 후 정책 유지될지 관심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밸류업 ETF(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된지 6개월이 다가오는 가운데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장사 저평가 해소 움직임과 맞물려 시장을 상회하는 성적을 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새로운 정부가 곧 들어선다는 측면에서 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졌다는 평가다.

2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밸류업 ETF가 출시된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전 거래일까지 밸류업 ETF 12종의 평균 수익률은 0.3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32% 하락하고 코스닥 지수가 1.55% 내린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성적이다.

밸류업 ETF는 윤석열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국내 증시 할인) 해소를 위해 시행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나온 상품이다. 한국거래소가 밸류업에 힘쓰는 기업들을 선정해 밸류업 지수를 만들었고 자산운용사들은 이 지수를 바탕으로 밸류업 ETF를 출시했다. ETN(상장지수증권) 1종을 포함하면 13개의 상품이 나왔다.

밸류업 ETF 출시 반년 동안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는 점에서 이 같은 성과는 눈길을 끈다. 밸류업 ETF가 나온 이후 국내 증시는 계엄령 사태와 탄핵 정국을 맞았고, 지난 1월부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으로 인해 주가지수가 출렁이는 사례가 많았다. 최근엔 미국의 관세 폭풍에 노출되기도 했다. 

개별 ETF로 살펴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코리아밸류업’ ETF가 1.61% 수익률로 전체 상품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낸 밸류업 ETF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액티브 상품인 ‘TIMEFOLIO 코리아밸류업액티브’ ETF로 -5.1% 수익률이었다. 다른 액티브 밸류업 ETF도 평균 수익률보다 부진한 모습이었다.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취합. / 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취합. / 표=김은실 디자이너.

성과는 시장을 넘어섰지만 순자산총액은 당초 기대보다 증가하지 못한 모습이다. 밸류업 ETF 12종의 순자산총액은 5613억원으로 출시 당시 4960억원 대비 1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 전체 순자산총액이 13.07%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밸류업 ETF의 성장이 시장을 크게 상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밸류업 ETF 거래량도 줄어든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밸류업 ETF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밸류업’ ETF의 경우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거래량이 9093만8523주로 전체 ETF 중에서 상위 12번째에 해당했다. 반면 최근 한 달 동안에는 877주4201주로 전체 99위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고 난 이후 거래량은 200위권으로 밀려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밸류업 ETF의 운명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의 탄핵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이뤄진 관제펀드는 통상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나면 시장 관심과 존재감을 잃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펀드,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 문재인 정부의 K-뉴딜 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밸류업은 특정 테마나 섹터가 아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다음 정부에서도 비슷한 맥락에서 강조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방법과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여야 할 것 없이 국내 증시의 가치 상승을 외치고 있다”며 “상장사들도 다년간의 목표를 세워 밸류업에 나서고 있는 만큼 큰 틀은 바꾸진 않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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