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간 성장률 2월 전망치 하회할 것”
“금통위원 전원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 열어둬”
“연내 2회 이상 추가 인하 여부 5월 경제 전망에 따라 판단”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5월 경제 전망치를 통해 인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은 1분기 성장 부진을 감안할 때 지난 2월 전망치(1.5%)를 하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더해 미국의 관세 정책이 2월 전망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강화된 것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7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선 후 올해 1월 동결했고 2월에 다시 금리를 내린 바 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동의했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향후 3개월 내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6명 모두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 총재는 이날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성장의 하방 위험이 상당 폭 확대된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의 강도와 주요국의 대응이 단기간에 변화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전망의 기본 시나리오조차 설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환율의 경우에도 단기간에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수와 수출 모두 둔화되면서 1분기 중 성장률이 당초 전망(0.2%)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산불과 일부 건설 현장 공사 중단과 같은 이례적인 요인도 가세하면서 내수 부진이 지속됐고 특히 건설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생각보다 오래됐고 산불 등 여러 기타 요인들로 인해 1분기 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기저효과에 관세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성장률은 상당히 저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오는 5월 금통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연내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해서는 5월에 발표될 경제 전망치를 바탕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2월 금통위 당시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총 2~3회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올해 금리 인하가 2번 더 남았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낮출 가능성은 5월에 경제 전망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통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했으니 과거보다는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선 등 정치적 이슈를 고려하지 않고 경제 데이터만 보고 결정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