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공모 청약···이번 주 유일한 공모주로 수요 독점
증시 불안에 공모주 매력 부각···신영證, 공모주 신뢰도 높아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산업용 전자빔 기술 전문기업 쎄크(SEC)가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마치고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 들어갔다.
이번 쎄크 청약은 3주 만에 열리는 공모주 청약이고 일정상 겹쳐서 경쟁하는 공모주 청약도 없다. 최근 증시 불안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 쎄크 공모주 청약, 증시 투자 피난처 될까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쎄크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이 실시된다. 최소 청약신청 주수는 50주로 증거금으로는 37만5000원이 필요하다. 청약 접수는 상장 주관사인 신영증권에서 가능하다.
쎄크는 전자빔 원천기술 기반 부품과 검사 장비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로 반도체용 고정밀 X-ray 시스템, 방산용 고에너지 X-ray 시스템(LINAC 시스템), 배터리용 고속 X-ray시스템, 탁상형 주사전자현미경(Tabletop SEM) 등을 만들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2차전지, 방산 장비로도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쎄크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실시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232.54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1만3000~1만5000원) 상단인 1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180억원, 시가총액은 1309억원이다. 상장 예정일은 이달 28일이다.
쎄크는 지난달 25~26일 에이유브랜즈 공모청약 이후 3주 만에 진행되는 공모주 청약이라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당초 이번 주에는 지난 14~15일 이뮨온시아 공모청약을 비롯해 15~16일 로킷헬스케어와 원일티엔아이. 신한제16호스팩 청약 등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증권신고서 정정에 따라 일정이 조정되면서 쎄크만 남았고 공모주 시장에서 수요를 독점하게 됐다.
최근 공모주 시장은 증시 불안에 따른 대피처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LG CNS 공모청약 이후부터는 대부분 신규상장 기업들이 상장 첫날 장 시작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차익실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청약증거금으로도 수조원씩 유입되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한텍이 공모청약 증거금으로만 6조2400억원을 모았고 티엑스알로보틱스(4조2370억원), 대진첨단소재(4조1900억원), 에이유브랜즈(3조8773억원), 한국피아이엠(2조5200억원) 등 공모 청약마다 투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전면 재개와 미국 상호관세 부과 발표 등 혼란스러웠던 증시 분위기 속에서 신규 상장한 에이유브랜즈는 상장 첫날 공모가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기존 유통 시장에서의 불안함이 IPO 시장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알짜 공모주 증권사' 신영증권, 이번에도?
신영증권은 공모주 투자 성공률이 높은 증권사로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알려져 있다. 실제로 공모주 시장 전체가 극도로 부진한 시절에 상장한 일부 IPO 기업들을 제외하면 신영증권이 상장 주관한 IPO기업들은 모두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크게 상승했다.
다만 이번에 상장하는 쎄크는 기술특례 상장에 따른 고평가 논란과 상장 후 유통물량비중 등이 변수로 꼽히고 있다.
쎄크는 기술특례 상장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연결기준 매출 341억원, 영업손실 13억원, 당기순손실 9억원을 냈고 3분기까지 누적 실적에 기반해 코스닥에 입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상장 시점을 다소 늦췄고 결국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39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으로 첫 흑자를 달성했다. 쎄크는 이 실적을 들고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
당초 기술특례 상장은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는 있으나 적자를 내는 기업들을 위한 상장 루트다. 하지만 종종 흑자를 내는 기업들도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고 있다. 이는 흑자 기업이더라도 기술특례로 상장하면 미래 추정 실적을 가정해 기업가치를 산출할 수 있다는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의 허점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쎄크 역시 기술특례 상장으로서 2026년에는 당기순이익이 116억원으로 증가한다는 추정 실적에 기반해 기업가치와 공모가를 산출했다.
쎄크의 상장예정주식수 872만5535주 가운데 상장 첫날 유통가능물량이 36.78%(320만8936주)로 적지 않다는 점도 공모주 투자 수익률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통상 상장 첫날 유통가능물량이 30%를 넘으면 상장 후 주가 전망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이는 쎄크가 그동안 외부 투자자들을 대거 유치하면서 주식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김종현 대표의 지분율은 상장 후 13.50%에 불과하다. 상장을 위해 김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과 임원 등 12명은 공동보유목적협약을 맺었고 이들의 지분율 총합은 28.44%이다. 이 지분은 상장 후 3년간 보호예수가 설정됐다.
하지만 나머지 원익투자파트너스가 출자한 원익뉴그로쓰2020사모투자 합자회사와 산은캐피탈 등 주요 투자자들은 상장 후 1개월~6개월 동안만 의무보유확약을 설정했다. 상장 1개월 후부터 유통가능 물량은 56.02%로 급격히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