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시세조종 재판서 증인 출석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내달 공판부터 출석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카카오 법인 등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단 혐의로 열린 재판에서 김종탁 원아시아파트너스(이하 원아시아) 고문이 증인으로 출석해 카카오와의 공모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김 고문은 SM 주가 부양에 사용됐단 의혹을 받는 ‘하바나제1호’ 펀드를 통해 SM 주식을 대량매수한 인물로 “시세조종과는 무관하다”고 진술했다.
11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김 고문을 상대로 2023년 2월 16, 17일 하바나 제1호 펀드를 통한 SM 주식 대량 매수의 의도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해당 거래가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인 12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김 고문은 “2월 15일 오후 원아시아 사무실에 갔을 때 지창배로부터 펀드에 자금이 들어왔으니 내일부터 SM 사면된다고 들었다. 그 뒤에 계좌 잔고를 확인하고 내일부터 사면 되겠구나 생각했다”며 “1000억원을 다 써서 매수하란 말은 없었다. 빨리, 싸게, 많이 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제든 같은 패턴으로 매매했다. 기소가 됐을 때 쯤 원아시아가 카카오와 공모했단 기사가 나왔는데, 직원에게 ‘난 정말 싸게 산다고 1000주씩 나눠서 생고생했는데’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금감원 조사에도 이 부분은 억울한 게 많다고 했다. 주식을 매수하면서 싸게 사려고 매수하지 다른 생각으로 매수한 적 없다”고도 강조했다.
하바나제1호 펀드는 원아시아가 결성한 투자펀드로 고려아연이 1016억원을 투입하고 조선내화가 나머지 금액을 대면서 두 곳의 출자자(LP)로 구성됐다. 앞서 하바나1호는 2023년 2월 15일 고려아연과 조선내화에 캐피탈콜을 행사해 각각 496억1900만원과 9200만원을 투자받았다.
이후 2월 16일 하바나제1호는 SM 투자를 위해 조성된 특수목적회사(SPC)인 헬리오스제1호에 출자해 이날과 17일 양일간 SM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방식의 시세조종성 매매를 했단 의혹을 받는다.
이날까지 ‘건강상 이유’로 세차례 불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다음달 공판기일부터 출석할 전망이다. 앞서 김 창업자는 지난달 13일 카카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 의장직에서 사임했다. 김 창업자에게 당분간 집중적 치료가 필요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 탓이다.
김 창업자 측 법률대리인은 “수술 및 입퇴원 관련 과정을 거치며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라 오는 18일 기일까지는 출석이 어렵다”며 “다음달 기일부터는 출석해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 증인 신문에 대해선 기일에 증거조사 하는 데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