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567가구 공급
서울 전역 15개 단지, 아파트형 367가구 우선 모집
주변 시세보다 30~50% 저렴···‘래미안 원펜타스’ 포함
20년 장기 거주·우선매수권 혜택···자녀 유무 기준 폐지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시세의 절반 가격에 서울 도심 신축 아파트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서울시는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을 공급할 예정이다. 최대 20년 거주, 시세 대비 저렴한 전세금, 분양 우선권 제공 등 다양한 혜택으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미리내집’은 서울시가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운영하는 장기전세주택 브랜드로 공급 방식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SH공사가 직접 확보한 신축 아파트를 시세보다 저렴한 전세금으로 제공하는 ‘아파트형’, 다른 하나는 민간 전세주택에 입주할 경우 전세보증금 일부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보증금 지원형’이다.
이번 모집에서는 총 567가구가 공급된다. 이 중 367가구는 아파트형, 200가구는 보증금 지원형이다. 아파트형은 전날(11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고 오는 24~25일 이틀간 접수를 받는다. 보증금 지원형은 이달 28일 모집공고 후 5월 중 신청을 받는다.
먼저 공급에 나서는 아파트형 미리내집은 서울 전역 15개 단지에서 나온다. 대표 단지는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 아이파크자이’로 212가구(전용 면적 41㎡·59㎡)가 공급된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과 신이문역 사이로, 중랑천과 가깝고 마트 병원 관공서 등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
이 밖에도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 SK뷰 롯데캐슬’(11가구)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57가구)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22가구)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18가구) ▲관악구 봉천동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12가구) 등이 포함됐다.
미리내집 공급가는 시세 대비 30~50% 수준의 전세금으로 공급된다.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금전적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공급 대상에 포함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는 미리내집을 통해 전용 84㎡ 기준 9억7500만원에 거주할 수 있다. 전세 시세(16억~17억원) 보다 7억원 가까이 저렴한 금액이다. 이문 아이파크자이 59㎡는 4억6410만원, 올림픽파크포레온 59㎡는 4억2375만원에 공급된다.
미리내집 입주자는 단순한 저렴한 전세 거주뿐 아니라 장기 거주 안정성과 자산 형성 기회까지 함께 누릴 수 있다. 자녀를 출산하면 거주 기간을 최장 20년까지 연장할 수 있으며 일정 기간 거주 후엔 시세의 80~90% 수준으로 해당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도 부여된다. 서울 도심에서 실거주와 내 집 마련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모집에 지원할 수 있는 대상은 혼인 신고일 기준 7년 이내인 신혼부부 또는 6개월 이내 혼인 예정인 예비 부부다. 공고일 기준으로 최근 5년 이내 주택을 소유한 이력이 없어야 한다. 또한 이번 4차 모집부터는 자녀 유무에 따라 가점을 달리 적용했던 기존 방식이 폐지됐다. 자녀가 없는 부부도 동일한 조건에서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심 역세권 신축 아파트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며 “신혼부부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이번 미리내집 공급도 상당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형에 이어 서울시는 오는 28일부터 보증금 지원형 미리내집 200가구에 대한 신규 모집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유형은 민간 전세주택에 입주할 때 서울시가 전세보증금 일부(최대 6000만원)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자녀를 출산하면 거주 10년 후 장기전세주택으로 우선 이주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서울시는 오는 7월부터 다세대주택, 도시형생활주택, 한옥 등 비아파트형 미리내집도 순차 공급할 계획이다. 비아파트형은 ‘연계형’(출산 시 장기전세 이주 가능)과 ‘매수형’(할인 매입권 제공)으로 나뉘며 아파트 외 다양한 주거형태를 원하는 신혼부부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