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후 운영 역량이 곧 이용자 신뢰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국산 PC 게임 넥슨의 ‘퍼스트버서커:카잔’과 크래프톤의 ‘인조이’가 지난달 28일 글로벌 시장에 나란히 출시됐다. 두 게임은 모두 출시 직후 버그 수정과 업데이트를 예고하며 초기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개발 로드맵과 무료 확장팩(DLC) 계획까지 공개하면서 장기적인 서비스 운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면 이달 출시된 크래프톤 산하 플라이웨이게임즈의 ‘커맨더 퀘스트’는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PC 신작 체험 행사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다운로드 6위, 일일 활성 사용자 7위를 기록했지만 지난 4일 정식 출시 이후 갑작스럽게 추가 업데이트 중단을 선언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은 인간, 드워프, 오크, 드래곤 등이며, 이용자가 직접 플레이 가능한 종족은 '인간'과 '드워프'다. 출시 초기 완성도 부족에 대한 이용자 비판이 있었지만 추후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이용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게임 수명은 짧아질 수밖에 없다. 웹젠은 지난해 ‘뮤 오리진’, ‘뮤 아크엔젤’,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어둠실)’ 등 다수 게임의 서비스 종료로 비판을 받았다. ‘어둠실’은 고성능 캐릭터를 출시하며 과금을 유도한 직후 서비스를 종료해 거센 반발을 불렀다. 

국내외 사례를 통해 확인되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단기 매출에만 집중한 게임은 이용자 외면을 피하기 어렵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4’는 지난해 시즌5에서 치명적인 대미지 및 레벨업 버그가 장기간 방치되며 역할수행게임(RPG) 장르 특유의 성장 재미가 사라졌고 결국 신뢰 하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적극적인 사후 관리로 평가를 반전시킨 경우도 있다. 인디 개발사 폴리모프 스튜디오의 ‘이프선셋’은 출시 초기 버그로 부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이행하면서 최근 30일간 스팀 평가 85% 이상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게임이 금액을 먼저 지불하고 즐기는 콘텐츠인 만큼 이용자의 신뢰가 구매로 직결된다. 지속적인 콘텐츠 관리와 장기적인 운영 의지가 게임사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게임업계는 단기 매출을 넘어 장기적인 신뢰를 쌓아야 하는 기로에 섰다. 신작 출시 후에도 업데이트와 소통으로 이용자와의 약속을 지키야 장기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단기 출시 효과만 기대하기 어려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커맨더 퀘스트와 이프선셋의 엇갈린 평가가 증거다. 

게임은 출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관리로 완성된다. 이용자 신뢰를 잃으면 회복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게임업계에서 신작 출시는 시작일 뿐, 이후 운영이 평판과 이용자 신뢰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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