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7일 장중 1조6000억원어치 넘게 순매도
외국인 지난달 28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순매도세
연기금은 장중 3000억원 가까운 순매수···7일 연속 매수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가 급락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과 연기금이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연일 대규모 순매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증시의 큰손 중 하나인 연기금은 매수 강도를 높였다.

7일 국내 증시가 미국발 관세 영향에 급락하고 있다. 전 거래일 대비 4.31% 내린 2359.25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낙폭을 키우며 한때 5.59% 하락한 2327.61을 기록하기도 했다.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여전히 상승으로의 반전까지는 거리가 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과 연기금의 행보가 엇갈려 눈길을 끈다. 외국인은 오후 1시 4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20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아직 장이 끝나지 않았지만, 순매도로 장을 마친다면 최근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게 된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지속적일 뿐만 아니라 강도도 세진 모습이다. 외국인 순매도는 지난 3일 1조3792억원을 기록했고 뒤이은 4일에는 1조8104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전 거래일의 1조8104억원어치를 넘어서는 순매도는 2021년 8월 13일(2조6989억원 순매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반면 연기금은 연일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연기금은 이날 같은 시각 28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연기금의 순매수는 공교롭게도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가 시작됐던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합산 순매수 규모만 1조1197억원이다.

지수가 하락할수록 연기금의 매수도 거세졌는데 연기금은 지난 3일과 4일 각각 2723억원, 20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3일 기록한 2723억원은 올 들어 가장 큰 규모다. 

한편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 전체의 순매수 행진은 끝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은 이날 1668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은 지난달 28일 이후 전 거래일까지 연속으로 사들이면서 2조원어치를 순매수했었다. 이 밖에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8일 이후 연속적으로 매수하며 3조807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국내 증시의 급락은 미국 상호관세발 공포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3일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10%의 기본관세(보편관세)와 국가별로 관세율에 차등을 두는 상호관세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탓에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기 침체 공포가 발생했고 지수 급락을 일으켰다. 실제 지난 4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50%, S&P500 지수는 5.97%, 나스닥은 5.82% 폭락했다. 다우존스와 S&P500, 나스닥 지수는 최근 5거래일 동안에만 각각 7.41%, 8.21%, 8.55% 떨어졌다.

국내 증시 역시 관세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한국에 관세율을 25%로 결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강한 관세율로 이로 인해 수출 중심의 국내 경기에 우려가 발생한 것이다. 외국인의 이탈 역시 이를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5%가 넘는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5%가 넘는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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