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 의원 주최 'OTT 비즈니스 변화 및 대응' 토론회
“스포츠중계 경쟁, 출혈 경쟁 그칠 것···콘텐츠 연계 사업 필요”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전 세계적으로 ‘숏폼’ 콘텐츠가 영향력을 키우는 가운데,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숏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확대, 현지화 전략 도입 등이 필요하단 주장이 나왔다. 국내 숏폼 콘텐츠 시장이 초기인 만큼, 정부 차원의 숏폼 콘텐츠 시장 지원도 필요하단 주장도 잇따랐다. 글로벌 OTT로 대변되는 넷플릭스에 대적하기 위해 국내 시장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아시아 통합 OTT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OTT포럼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2025 OTT 비즈니스의 변화 및 대응’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숏폼 콘텐츠 시장 확대는 OTT를 비롯한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 제작비 절감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숏폼 콘텐츠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한계가 있단 지적이다.
오창학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숏폼 콘텐츠의 장점은 콘텐츠 길이가 짧을 뿐만 아니라 짧은 제작 기간에 따른 제작 비용 절감효과까지 동반한다”며 “한국의 숏폼 드라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OTT를 중심으로 숏폼 드라마 시장이 점차 형성되고 있다. K-콘텐츠가 진화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강한 영향력으로 확보한 독립적인 숏폼 플랫폼이 부재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도 부족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중국은 모든 스트리밍 플랫폼이 숏폼 드라마 시장을 애워싸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무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스토리 구성 경쟁력이 있는 한국 웹툰을 대량으로 표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숏폼 콘텐츠 제작 시장에 대한 법률·경제적 지원, AI 기술 개발·활용 극대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플랫폼을 활용한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이 필요하단 주장도 나왔다.
오 교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AI 기술 개발과 활용을 극대화하고, 현지화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 한국은 숏폼 드라마 시장은 아직 초기 형성 단계이므로 법률적,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강한 글로벌 영향력을 확보한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시장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 지속 수급을 위해 국내 OTT가 국내 시장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아시아 통합 OTT 플랫폼 구축’에 나설 필요가 있단 주장이 나왔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의 지속 수급이 중요하지만, 콘텐츠 연계 사업을 발굴하지 않으면 결국 OTT 간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단 지적도 잇따랐다.
숏폼 제작사 코탑미디어의 구본근 대표는 “넷플릭스는 전세계가 시장이다. 한국에서 ‘폭삭 속았수다’를 발주하지만 전세계에 유통하고 500억~600억원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5000만명 시장에서 발주해서 500억원을 쓸 수는 없다”며 “넷플릭스를 이길 생각을 하지 말고, 넷플릭스와 같이 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 콘텐츠가 아직 수요가 있을 때, 한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폴 등의 자본을 끌어 모아 아시아 통합 OTT를 만들어 대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디즈니플러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면 잠깐 월이용자수(MAU)가 올라가지만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콘텐츠가 아직 없다. 넷플릭스는 계속 콘텐츠를 수급해 이탈도 줄이는 데 성공한 것”이라며 “티빙이 KBO 중계권을 샀는데, 연계된 가치를 만들지 않으면 쿠팡플레이와 스포츠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출혈적 경쟁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